아파트단지 외곽 학산
아파트단지 외곽 학산
  • 한성천 기자
  • 승인 2005.07.2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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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구도심활성화 대책 없나 <2> 예고된 낙후
(2) 주거문화 현대화 

 도심 중심부는 단독주택들이 부정형으로 빼곡히 밀집되어 있는 가운데 비좁은 골목이 집과 집을 이어주고 있다. 그 곳에는 녹슨 철문, 혹은 틈새가 크게 벌어져 있는 나무대문 안에는 사람이 살지 않은 이른바 공가(公家)들이 군데군데 박혀있어 마치 흉가처럼 방치되어 있어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있다.

 반면 도심 외곽지역에는 마치 중심부를 둘러 친 병풍처럼 아파트단지들이 휘감고 있다.

 전주시를 상공에서 내려 찍은 항공사진을 보면 이런 형상이다.

 구도심과 외곽의 낮과 밤의 모습도 다르다. 구도심에는 낮에 사람들이 그런대로 모여든다. 하지만 밤이 되면 정적과 어둠이 무겁게 내려앉는다. 외곽 신흥주거지는 낮이나 밤이나 사람들의 유동이 끊이질 않는다. 오히려 밤이 되면 구도심부와 외곽의 구분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사람들이 낮이나 밤이나 도심 외곽에 위치한 신흥주거밀집지역으로 왜 몰리는 것일까.

 주거문화 현대화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시민들의 생활수준 향상과 한옥과 주택에 비해 생활이 편리한 아파트가 대량으로 건축, 공급되면서 사람들은 주거방식에 있어 아파트를 절대적으로 선호했다.

 시민들의 주택유형 중 아파트 절대적 선호 현상은 전주시 주택통계에 잘 나타나 있다. 5층 이상 아파트의 비중은 매년 급상승, 금년 6월말 현재 전주시 전체 주택 가운데 63.2%를 점유하고 있다.

 지난 6월말 현재 전주시 전체 주택수는 18만1천857세대. 이 가운데 단독주택은 5만8천753세대인 반면 5층 이상 아파트는 11만5천11세대로 단독주택의 두 배를 넘는다.

 1990년에는 단독주택(4만6천687세대)이 5층 이상 아파트(2만3천607세대)보다 두 배 많았다. 그러나 95년에는 아파트수(5만8천462세대)가 단독주택수(4만4천334세대)를 앞질렀다. 그리고 15년만에 두 배 이상의 역전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아파트건설은 상대적으로 싼 땅을 찾아 도심 밖으로, 밖으로 뻗어 나갔다. 전주시와 공기업들도 맞장구를 쳤다. 그것이 도시개발사업이다.

 전주시 도시개발사업은 토지구획정리사업과 택지개발사업, 그리고 일단의 주택지조성사업으로 구별된다.

 전주시가 시행자로 개발한 토지구획정리사업의 경우 지난 61년 제1지구(21만8천700㎡) 진북·금암동, 65년 2지구(25만558㎡) 진북·태평동, 67년 3지구(15만6천784㎡) 진북동, 67년 4지구(95만6천773㎡) 진북·금암·덕진동, 76년 6지구(120만5천224㎡) 금암·인후·우아동, 88년 화산지구(53만1천㎡) 중화산·효자동, 92년 안행지구(26만5천338㎡) 삼천·효자동, 94년 평화지구(41만3천227㎡) 평화동 1·2가, 2000년 송천지구(26만2천256㎡) 송천동 1·2가, 그리고 2001년 서부신시가지(249만6천240㎡) 효자동 2·3가 등이 이뤄졌다.

 한결같이 도심 외곽의 저렴한 땅을 찾아 전주시가 앞장서 토지구획정리사업을 벌였고, 그 곳에는 어김없이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세워졌다. 구도심 거주자들은 상대적으로 쾌적하고 현대화된 주거환경을 찾아 아파트단지로 줄지어 이주했다.

 토지공사도 택지개발사업을 통해 구도심 낙후화를 부채질했다. 토공이 택지개발한 지역은 효자동·삼천동·평화동·서신동·조촌동·덕진동 등 모두 외곽에 집중됐다. 개발지들은 대규모 아파트단지와 새로이 먹자거리가 형성되면서 구도심권 거주인구와 음식·유통업체들이 소비자를 찾아 외곽으로 이동했다.

 전주 모 주류도매업체 관계자의 말에서도 구도심과 외곽 신흥주거밀집지역간의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난다.

 “하루 또는 월 단위로 주류 소비가 가장 많은 곳은 아파트와 음식점이 밀집해 있는 서신동입니다. 다음이 중화산동, 아중리 순입니다. 10년 전만 해도 고사동지역이 전주 전역에서 술 소비량이 가장 많은 곳이었는데 지금은 서신동의 10분의1도 되지 않습니다. 갈수록 심해지다 보니까 구도심권 음식점과 주점들도 사람이 몰리는 서신동, 중화산동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도청이 서부신시가지로 오면서 중화산동과 서신동은 물때 만난 고기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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