년(年)·월(月)·일(日)의 기원
년(年)·월(月)·일(日)의 기원
  • 승인 2005.08.0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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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년, 월, 일은 다음 세 가지의 천체운동주기에서 만들어진다. 년(年) ‘태양년’은 지구가 태양 주위를 한바퀴 완전히 도는데 걸리는 시간. 월(月)은 보름달과 다음 보름달 사이의 시간. 일 (日)은 해가 남중했다가 다음 남중할 때까지의 시간. 천체 관측이 정교해짐에 따라 사람들은 일 년이 우수리 없이 딱 떨어지는 날 수와 달수로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 달은 보름과 다른 보름 사이의 평균시간인 29.5일로 된 달력을 고안하였다. 이 날 수로 더하면 일 년이 354일이 되는데, 이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일 년보다 11일이 짧다. 이 고대 농부들은 그들이 씨 뿌리는 날짜가 점점 계절과 어긋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달력을 계절과 일치시키기 위해서 여분의 달을 달력에 더했는데, 처음에는 불규칙하게 더했으나 나중에는 19년 주기로 하였다. 태양년이 365일에 가깝고 매 4년마다 하루를 더해야 된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아낸 사람은 이집트인이었다. 그러나 이집트 천문학자들은 4년마다 하루를 더하는 것에 대해 자기네 왕 을 설득시키지 못했다. 그 때문에 계절과 달력은 천천히 어긋나기 시작했다.

 지금 우리가 쓰는 양력(태양력)의 기원은 BC 46년 로마의 율리우스 황제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전에 쓰던 달력은 한 달이 30일, 혹은 31일인 것은 요즘과 마찬가지였으나 1년이 10개월 뿐 이었다. 그래서 달력상 새해가 돌아오는 주기와 계절이 바뀌는 것이 맞지 않았다. 로마 사람들은 이런 문제를 나름대로 고치려 음력처럼 한 달씩의 ‘윤달’을 만들어 수시로 집어넣었다. 그런데 이것도 문제였다. 윤달을 결정하는 것은 대제관의 권한이었다. 그래서 자신의 임기를 늘이고자 하는 고위 관리들은 대제관에게 뇌물을 주어 임기 가운데에 윤달을 집어넣게 했다. 이런 식의 들쭉날쭉 윤달 때문에 1년이 4백일이 넘은 해도 있었다.

 율리우스는 황제에 오르며 엉망인 달력에 칼을 댔다. 1년을 12개월 3백65일로 만들었다. 또 3월이 한해의 첫 달이었던 것을 셋째 달로 바꿨다. 그전에는 낮이 밤보다 길어지기 시작하는,‘춘분’이 있는 3월이 첫 달이었다. 이런 흔적은 지금도 영어에 남아 있다. 10월을 뜻하는 October의 앞에 붙는 ‘octo’는 여덟을 뜻한다. 3월이 첫 달이었을 때는 10월이 여덟 번째 달이라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율리우스가 첫 달을 바꾼 까닭에 대해서는, 새해에 황제에 즉위하도록 했는데, 조바심에 기다릴 수가 없어 새해의 시작을 두 달 앞당겼다는 얘기가 전해온다.

 그가 만든 율리우스력에서는 평년이 3백65일이고, 4년마다 3백66일인 윤년이 온다. 평균적으로 1년이 3백65.25일인 셈이다. 그러나 계절의 변화를 만드는, 지구의 공전 주기는 3백65.242196일이다. 아주 작은 차이지만, 수백 년이 흐르면서 차이가 쌓여 커졌다. 1582년 로마 교황 그레고리 13세는 이를 바로잡는 그레고리력을 만들었다. 우선 그간 쌓인, 달력 상의 날짜와 실제 절기의 차이를 바로 잡으려고 그해에는 10월 4일 다음날을 10월 15일로 했다.

 다른 나라들도 점차 그레고리력을 채택하면서 로마에서처럼 날짜가 점프하는 일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메이지(明治) 유신 때 그레고리력을 받아들인 일본에서는 1872년 12월 2일 다음날이 1873년 1월 1일이 됐다. 그레고리력은 4년마다 무조건 윤년을 두던 것을 1700년처럼 1백의 배수인 해는 윤년이 아니고, 2000년처럼 1백의 배수도 되고, 4백의 배수이기도 한 해는 다시 윤년이 되도록 했다. 이리하면 1년의 평균 길이가 365.2425가 돼 공전 주기와 거의 차이가 없다.

  이처럼 인간은 수학적 지식을 동원하여 자연의 시간에 가장 가까운 달력을 만들려 노력해 왔다. 흘긋 보고 넘기는 달력 속에도 수학적 배려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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