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캠프에 대한 몇 가지 생각들
영어캠프에 대한 몇 가지 생각들
  • 김효순 장학사
  • 승인 2005.08.0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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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우리 나라 교육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부분 중의 하나는 영어교육일 것이다. 배우는 학생은 물론 그 부모들까지도 영어학습에 대해 강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으며, 취업을 앞둔 젊은 세대도 취업중인 직장인들도 누구라 할 것 없이 우리 나라 모든 국민이 영어에 올인(All-in)하고 있는 듯하다. 바야흐로 ‘영어’ 전성시대인 셈이다.

 물론 세계화·정보화 시대로 특징지어지는 21세기를 살아가야할 우리 학생들이 갖추어야할 능력은 영어와 독서, 정보능력 등이다. 이런 시대적 요청에 의해 영어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영어학습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학교교육에서도 많은 정책을 수립, 노력하고 있지만 높은 기대수준에 비해 현실의 벽은 그리 만만치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학교영어교육에서는 정규수업시간과 특별활동을 통해 듣기, 읽기, 말하기, 쓰기능력을 고루 신장시켜 궁극적으로는 학생들의 영어의사소통능력 신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영어교육은 원어민 교사를 포함한 교사, 교수매체, 교육과정 등을 비롯한 여러 인적, 물적 조건들이 유기적으로 잘 조화를 이울때 그 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다. 이러한 학교영어수업이 지니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요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바로 ‘영어캠프’이다.

  지금까지 교실 안에서 교과서 위주로 진도에 맞춰 딱딱하게 배워왔던 영어수업에서 벗어나 게임, 노래, 연극, 만화, 요리, 스포츠 등 체험과 놀이 중심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원어민과 함께 생활하면서 경험한다는 것은 영어교육에서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특히 방학을 이용해 여러 학교에서 모인 친구들과 함께 먹고 자면서 친구도 사귀고 영어를 실생활에서 원어민과 직접 체험함으로써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자신감을 키우며, 스스로 영어에 대한 흥미를 가지고 영어를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준다는 면에서 바람직한 영어학습의 형태라 할 수 있다.

 우리 도교육청에서도 이번 여름방학 동안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지역별로 3박4일간의 영어캠프를 적극 지원해오고 있다. 해양수련원이나 학생교육원, 야영장, 폐교 등지에서 교육청 소속 원어민 교사와 미 공군 자원봉사자 등을 활용해 이미 대부분의 지역에서 영어캠프를 마쳤거나, 앞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캠프에 참가했던 학생 대부분은 영어캠프 경험이 처음이고 영어에 대한 자신감과 흥미가 생겼으며 다음에 이런 기회가 있다면 또 참가하고 싶다고 답해 영어캠프에 비교적 만족하고 있다. 특히 원어민을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농촌학생들에게는 더 높은 호응을 얻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캠프를 원하는 학생의 수요를 모두 교육청에서 수용할 수 없다는 점하고, 그렇다 보니 비교적 상위권 학생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어 정말 영어학습이 필요한 하위수준의 학생과 저소득층의 학생들에게 고루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 못한다는 점이다. 또한 도내에서 활용 가능한 한 검증된 원어민(교육청소속)의 수가 적어 우리 학생들의 수준에 딱 맞는 프로그램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는가와 전반적인 캠프 관리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가의 문제도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다.

  이러한 현실적인 면 외에도 무엇보다도 단기간의 캠프에 참여했다고 해서 영어실력이 갑자기 좋아지지 않는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이러한 단기 영어캠프는 영어에 대한 자신감과 학습동기 부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는 점에 대해 사회의 이해가 우선 필요하다. 따라서 캠프를 통해 생긴 자신감과 학습의욕을 가지고 앞으로 학교에 돌아가서 정규수업에서 더 체계적으로 학습함으로써 영어교육이 완성된다는 점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물론 캠프지도에 임하는 우리 영어교사들의 헌신적 봉사를 요구하지만, 그들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이제 영어캠프는 시작단계라 할 수 있다. 여러 문제점도 있지만,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캠프 프로그램의 질 관리와 검증된 원어민 교사의 확보, 체계적인 운영 면에서 보다 철저하게 준비해 명실공히 영어캠프가 학생, 학부모의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동시에 학교영어교육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교육청, 학교, 교사, 학생, 학부모 등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전북도교육청 중등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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