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칠연폭포
무주 칠연폭포
  • 무주=김정중기자
  • 승인 2005.08.04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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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로봉에 햇빛 비쳐 안개 피어나고

 멀리 보이는 폭포는 긴강을 매단 듯 하네

 물줄기 내리 쏟아 길이 삼천 자

 하늘에서 은하수 쏟아지는 듯 하네. 

 이백은 망여산 폭포에서 여산폭포의 아름다움을 이와 같이 표현했다.

 그가 칠연을 보았다면 그 아름다움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여산 폭포의 쏟아지는 물줄기가 만들어 내는 운무가 은하수가 쏟아지는것 같다고 했으나 칠연폭포의 운무는 그처럼 요란하지는 않다.

 여산폭포의 길이가 삼천자에 달함을 자랑하지만, 칠연의 낙폭은 그저 완만하고 구비구비 이어져 다만 흐를 뿐이다.

 웅장하고 수량이 많은 폭포는 나름의 웅장함을 자랑하지만 구천동 뒷편에 감춰져 곱게 누운 칠연폭포는 드러나지 않는 은은함으로, 면면히 이어지는 은근함으로 일부러 찾는 이에게만 고운 자태를 드러낸다.

 원시림 사이에 스스로 갇힌듯, 숫기 없는 처녀가 둥그나무 뒤로 몸을 감추듯, 천둥소리에 놀란 아이를 품에 안고 달래듯, 칠연계곡과 그 사이사이 보일듯 말듯 이어져 내리는 폭포와 소는 우리네 어머니와 누이들의 모습과 사뭇 닮아있다.

 그래서 더 포근하고 아늑한 휴식이 가능한 곳이 바로 칠연계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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