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시인들은 북쪽시인 30여명과의 만남에 적지않은 기대를 가졌다. 그러나 끝내 그들과의 상면은 이뤄지지 못했다. 북쪽 아태평화위원회에서는 ‘8.15 행사로 우리 문인들이 분산돼 별도로 참가단을 구성할 수 없다’ 는 불참 이유였다.
시인들의 낭송시는 육필(肉筆)로 액자에 담겨 만해마을에 시벽(詩壁)을 구축하였고 340면에 이른 큰시집 「평화,그것은 」(Reaching Out for Peace)으로 출판되기도 하였다. 시벽과 시집에서 북쪽 시인들의 작품을 대할 수 없는 것도 한 아쉬움이었다. 스리랑카에서 온 시인 소마 H.파티라마의 시 「평화실현을 위해 우리가 해야할 일」의 시행들이 떠올랐다. ‘세상의 평화는 진정한 평화는/ 우리가 하나되어 한마음으로 서로를 진정 사랑하는 날/ 그것을 우리가 깨닫는 날에 실현되는 것이다.’
평화를 구가하지 않을 시인이 어디 있겠는가.참가시인들의 낭독시는 한마음으로 평화를 염원하는 강물을 이루었다. 그리고 그것은 남과 북의 군사분계선 이짝저짝에 울려 퍼졌다. 그러나 그 목소리가 미쳐질 범위는 얼마나 되었을까.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로 이번 제9회 만해대상 문학부문 수상시인이기도 한 나이지리아 출신 웰레 소잉카는 ‘시끄러운 악기들이 조율을 멈추고 ’ ‘하나의 목소리에 세상이 깨어나 /현자들이 우주의 음악에 모여들면서/ 정지된 그 순간에 평화의 콜라나무 열매는 익어가리’ 라는 시를 읊기도 하였다.
시인들 목소리의 미치는 범위가 비록 좁다해도 시인들은 그 목소리를 멈출 수 없다. 세계평화는 시인들의 소명 일 뿐 아니라 모든 일류의 공동목표이기 때문이다. 이번 세계평화시인대회가 광복 60주년을 맞는 한국에서 지구촌을 밝혀나갈 ‘푸른 촛불’이 되어 지기를 빌어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