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초등 교원을 대상으로 하는 글짓기 연수에 참여한 적이 있다. 방학을 맞이하여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독서 교육을 해야 할 것인지 현장에 계신 선생님들과 진지하게 토론하고, 고민해보는 뜻 깊은 자리였다. 그런데 한 가지 놀란 점이 있어 이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바로 ‘논술 열풍’에 관한 것이다. 서울대가 통합형 논술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영향인지 글짓기 세미나 중에도 끊임없이 ‘논술’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이젠 단순한 지식 암기나 계산력만으로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힘드니 어렸을때부터 체계적으로 독서교육&작문 교육을 시켜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나 역시 고전을 읽고 사색하고, 비판해보는 것만큼 훌륭한 사고력 증진 방법을 알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동감이다. 프랑스의 경우 우리나라의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비슷한 성격의 시험을 ‘바칼로레아(일종의 철학 논술시험)’로 치르고 있다. 그 나라의 문화 수준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의 경우도 SAT(Scholastic Aptitude Test) 점수 이외에 에세이 즉 작문 능력이 대학 입학의 중요한 요건으로 여겨지고 있다. 우리 나라 역시 예외일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논리적인 글쓰기와 비판적 사고력은 학생들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능력이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어떻게 대비해나가야 할 것인가?
첫째, 학생 스스로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이치를 따져보려는 노력을 기울여야한다.
시시비비를 가리는 단순한 차원이 아니라 ‘왜’ 그렇게 되었는지 나름의 논리를 체계적으로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만 한다. 이때 부모님은 좋은 조언자가 되어 줄 수 있고, 일기장은 기록할 수 있는 좋은 방편이 될 수 있다.
둘째, 친구끼리 함께 토론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의도적으로 만들어야한다.
요즘처럼 자녀가 한 둘인 핵가족 시대에 대화의 부제는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나와 비슷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친구뿐만이 아니라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보다 보편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되고, 사회성 향상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 학부모님들이 직접 나서는 방법이다.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을 비롯하여 각종 문화센터에서는 ‘독서지도자’나 ‘아동 독서 교육’등 각종 논술 대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단기간 양성과정을 통해 학생들에게 양질의 책을 제공하고, 바른 독서법을 가르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이 짜여져있다. 학원이나 개인교습 등 다른 사교육 기관에 무작정 맡기기보다는 본인이 직접 이러한 프로그램에 참여해보고,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알아보는 것도 바람직한 자녀교육이 되지 않을까? 비단 자녀 차원뿐만이 아니라 자기 계발이나, 자기 발전 차원에서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오수초등 교사.본보 NIE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