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자원의 가치와 가격
인적자원의 가치와 가격
  • 임용택
  • 승인 2005.08.2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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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한 부자들과 한 랍비(유태교의 승려, 선각자)가 함께 배를 타고 갔다. 그 배위에서 부자들이 서로 자기의 재산을 자랑하고 비교하는 중에 랍비의 차례가 돌아왔다. 랍비는 “나는 내가 가장 부자라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그 재산을 보여 줄 수 없소.” 라고 말했다. 얼마 후 해적이 나타나 부자들의 금, 은, 보석 등 모든 재산을 빼앗아 갔다. 해적이 떠난 뒤 닿은 항구에서 랍비는 높은 교양과 지식을 인정받아, 학교에서 학생들을 모아 가르치게 되었다.

 상당한 세월이 지난 후 만난 옛날의 부자들은 대부분 비참하게 몰락해 있었고, 랍비를 만나자 “당신의 말이 맞습니다.”라고 말했다는 탈무드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이 이야기가 주는 메시지는 여러 가지가 있다. 황금만능은 영원할 수 없다는 점, 교육과 지식의 중요성, 인적자원의 가치 등이다.

 얼마 전 한 신문에서 교육인적자원부의 명칭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한 글을 본적이 있다. 그 내용인 즉, 백년대계를 책임지는 국가의 최고기관의 명칭이 인간을 천연자원, 석유자원 하듯이 물적 자원화 하는 시각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얼핏 생각하면 기분이 야릇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교육의 핵심인 인간을 생산, 창조의 원천, 특히 국가발전의 가장 중요한 자원이라는 기업적 사고의 일각을 엿보게 한다.

 특히 노동, 자본, 토지, 천연자원 등이 기업이나 국가발전의 기본이 되었던 과거와는 다른, 현대의 급변하는 경제 및 사회 전반의 패러다임변화를 함축코자 하는 용어의 선택도 생각된다.

 위의 랍비이야기에서 랍비가 가졌던 지식과 부자들의 재산을 비교하는 데는 인간지식의 자원화, 즉 가격화사고가 내재하고 있다.

교육에 의해 형성된 인간의 지식은 생산이나 창조의 활동 및 과정에 투여될 때 자원의 성격을 가지며, 그 가치가 의미를 갖게 된다. 이러한 자원의 가치는 다양한 시장에서 가격으로 평가된다. 즉, 개개인이 가지는 지식은 취업시장에서 가격화되어 임금수준으로 평가되고, 이러한 지식의 수요자, 즉 구매자는 지식의 활용효율을 극대화하는 노력을 경주하게 될 때 지식시장의 균형이 이루어진다.

 우리는 여기에서 두 가지의 차원을 고려하게 된다. 즉 자신의 가치를 다양화하고 높이는 방법과 그 가치를 가격화하는 노력이다.

한통의 편지를 보내는 우표의 가치는 동일할 지라도 희소가치나 소장가치 등에 의해 그 가격은 천차만별일 수 있다.

 또한 흙 속에 가려져 있는 진주는, 가치는 물론 그 존재의 의미조차 잃는다. 아무리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는 자원일지라도 시장에서 가격화, 시장화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계속해서 변화하는 시장의 수요에 맞는 지식이어야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인적자원의 가치증대와 가격화는 하나의 통합적 시스템 속에서 이루어져야 하나 전혀 별개의 정책내용이 될 수 있다. 인적자원가치의 극대화를 위해서 자원 자체인 개개인은 물론 지역사회, 교육기관, 가정 등 모든 구성원들의 인적자원 가치와 가격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노력이 필요한 대목이기도 하다.

 특히 지역이 가지는 물적자원의 한계성 속에서 지역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인적자원이 가지는 무한 잠재성을 자극하여 지역역량을 극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군산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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