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시대의 협동
웰빙시대의 협동
  • 전성군
  • 승인 2005.08.2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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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면 철새들이 V자 모양으로 떼를 지어 북쪽으로 날아가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떼를 지어다님으로써 한 마리씩 따로 이동할 때 보다 71% 정도 빨리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앞에 있는 새가 날개를 움직일 때 발생하는 공기의 움직임이 뒤따르는 새들의 비행을 더 수월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선두에 선 새가 지치면 그 새는 V자의 맨 끝으로 이동하고 다른 새가 선두에 나선다. 이때 뒤에 있는 새들은 소리를 내서 앞의 새들을 독려한다. 대열에서 낙오된 새는 혼자 나는 것이 싫어서 재빨리 합류한다.

한 마리가 아프거나 다쳐서 대열에서 낙오하면, 다른 두 마리가 같이 떨어져 나와서 다친 새를 보호하고 도와준다. 다친 새가 다 낫거나, 죽어버리면 나머지 두 마리는 새로운 대열에 합류하거나 아니면 자신들만의 대열을 형성한다.

여기서 사람들의 협동은 철새들의 협동과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사람이 철새와 같은 점은 서로 이익을 주고받는 "호혜성 원리"에 따른다는 것이다. 다른 점은 사람은 눈앞의 물질적 이익이 아니더라도 사회적으로 좋은 "평판"을 받기위해 협동한다는 것이다.

요즘 사회 속 마디마디에 웰빙(Wellbing)이 자리잡고 있다. 물론 잘 먹고 잘 자고 그래서 행복하게 잘 살자는 풍조일 것이다. 하지만 웰빙 속 내부를 들어다 보면, 내 한몸 잘 먹고 잘살기 위한 이기적인 라이프스타일이 강하다.

예컨대 자신의 가치에 대해 더욱 신경을 쓰게 되고 공을 들이게 마련이다. 대신 다른 사람과의‘협동’은 뒷전이다. 급기야 웰빙이‘협동’을 주춤거리게 한다. 그 과정에서 이기적인 웰빙은 이타적인 협동의 잠재력을 갉아먹는다. 그렇다고 ‘웰빙’이라는 시대의 조류를 거부할 수 는 없다.

문제는‘협동’이 국가발전의 동력이라는데 있다. 국가발전의 동력을 결정하는 협동을 웰빙이즘으로 꽁꽁 묶어 놓아선 안 된다.

이제는 사랑과 애정, 우정을 상징하는‘협동’이 정말 필요한 시기다. 그러기위해서는 협동의 볼륨을 키워야 한다. 종전 "서로를 위해 이익교환이라는 "호혜성 원리" 나 사회적으로 좋은 "평판"을 받기위한 협동은 이제 구시대적 유물이다.

따라서“이기적인 웰빙”에서 “이타적인 협동”으로 바통이 교체되어야 한다. 농산품 하나를 선택하더라도 자신만의 건강은 물론 다른 사람의 건강까지 챙기는 아름다운 풍토가 진정‘상생’이 아닌가?

예컨대 남을 위해서 좋은 일을 하면 그 사람의 뇌에서 즐거움을 유발시키는 신경조직이 최고조로 활성화 된다. 반면 이기적인 사람들에 대해서는 징벌 할 것이다.

오늘날 조직 내 파워게임은 항상 까다롭고 복잡하다. 손해를 보는 사람과 이익을 얻는 사람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이타적인 협동’이 만연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철새들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그리고 우리사회를 일급수로 만드는 길이다.

<농협중앙교육원 교수.경제학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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