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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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정연
  • 승인 2005.09.01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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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8일. 엄마와 나는 기차를 타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보는 수원으로 가게 되었다. 낯선 곳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의 설레임과 두려움은 ‘보훈교육연구원’이라는 곳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되었다. ‘선생님이 이곳에 가면 많은 것들을 보고 배울 수 있을 거라고 했는데...’ 이런 저런 생각에 두려움보다는 설레임이 더욱 강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마음에 드는 숙소와 다른 지역에 산다는 친구들과의 어울림 역시 날 너무도 기쁘게 했다. 도대체 내가 여기서 무엇을 보고 배우게 될지는 잘 모르지만 유익하고 보람 있는 2박 3일의 일정을 보내기로 마음을 다잡았다.

첫날의 일정은 이렇게 해서 시작이 되었다. 식사와 입교식 그리고 ‘나라사랑’에 관련된 주제로 이인원 연구부장님의 강의가 있었다. 2시간에 걸친 강의로 인해 내가 여기 왜 와 있고 무엇을 배우고 생각해야 하는지 조금씩 알 수가 있었다. 내가 평소 알지 못했던 순국 열사들에 대한 이야기도 해주셔서 매우 흥미롭고 유익한 강의란 생각을 했었다. 두 번째로 수원 문인 협회 김현탁 회장님의 강의가 시작되었다. 주제는 ‘글짓기 요령 및 주제 선정‘ 에 관해서였다. 다양한 글쓰기의 장르별로 글을 올바르게 잘 쓸 수 있는 법을 가르쳐 주셨는데, 평소 글쓰는 것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던 나는 귀가 솔깃해져서 꼼꼼히 메모해 가며 경청했다. 그 다음 순서로는 ’부모님께 편지쓰기‘가 있었다. 편지지와 연필을 받고 나서 한참을 망설였던 기억이 난다. 이 먼 곳까지 함께 따라와 주신 엄마 생각을 하니 고마우면서도 새삼 죄송스런 맘이 더했다. 엄마의 동행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기회를 갖게 된 것이기에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 레크레이션 시간까지 아주 재미있는 시간을 갖은 다음에 우리는 첫날의 일정을 마무리 하는 잠을 청했다.

둘째 날은 현장체험학습이 있는 날이었다. 먼저 버스를 타고 우리가 들른 곳은 ‘독립기념관’이었다. 그 곳에서 우리의 역사와 훌륭한 위인들에 대한 설명을 해주시는 강의를 들었고, 여러 곳을 둘러 볼 수 있었다. 독립기념관은 특히 우리나라가 오랜 기간동안 일본에 의해 통치되었던 일제시대의 많은 상황들을 우리가 알기 쉽고 이해하기 쉽게 보여주고 있었다. 우리의 역사 중에서 가장 최근의 역사이면서도 난 너무도 많은 것들을 모르고 있었다는 걸 느꼈다. 독립운동을 하셨던 많은 분들의 모형과 이름 앞에서 난 너무도 부끄러웠다. 이런 훌륭하신 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나라가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이고 지금의 우리가 이렇게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이리라. 두 번째로 우리가 갔던 곳은 ‘유관순 생가’였다. 유관순 열사에 관한 이야기를 난 이미 알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내가 제일 존경하는 분이기에 그 분의 생가를 둘러 볼 수 있었던 나는 너무도 흥분되고 기뻤다. 현장학습을 마치고 교육연수원으로 돌아온 우리는 여독을 잠시 푼 뒤 그 전날 썼던 편지 발표 시간을 갖기도 했다. 친구들과 엄마들의 편지를 들으며 그 내용에 울기도 하고 웃기고 했던 시간... 아픈 동생에게 쓴 친구, 엄마가 안 계셔서 아빠와 할머니께 쓴 친구, 고생하시는 부모님께 쓴 친구 등등 편지를 공개했던 그 시간은 어린 날 좀 더 성숙하게 해준 아주 감동적인 시간이 되었다. 수원보훈교육연구원에서의 두 번째 밤도 풀벌레들의 소리와 함께 그렇게 막을 내렸다.

드디어 마지막 삼일 째 날이 밝았다. 3일의 일정을 정리하는 의미로 글짓기 대회가 열렸고, 난 그동안 여기서 느끼고 배운 것들을 바탕으로 부끄러운 한편의 시로 써냈다. 내가 3일 동안 이 행사에 참여해서 배우고 느꼈던 것 중에 가장 큰 것은, 나라를 사랑하고 나라를 지키시기 위해 온몸을 던지신 조상님들이 계시기에 오늘의 현재가 존재하는 것처럼 나 또한 내가 순간순간 서 있는 그 위치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으로 나라를 사랑하고 나라의 발전과 행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미래에 내가 남긴 이곳에서 살게 될 후손들을 위해서 말이다.

정들었던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도 아쉬웠지만, 좀 더 많은 것들을 마음에 담고 오지 못한 것 같은 아쉬움이 더욱 컸던 건 왜일까? 이렇게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 풍남초등학교 선생님들과 이 행사를 위해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이 글을 빌어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풍남초교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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