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설 금병매 <467> 반금련이 다짜고짜
평설 금병매 <467> 반금련이 다짜고짜
  • <최정주 글>
  • 승인 2005.09.12 18:29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 맞바람이 불다 <52>

“아, 예. 그래주신다면 저로서는 고마운 일이지요.”

미앙생이 새삼 허리를 숙이며 고마움을 표하는데, 서문경이 서랍에서 여자들의 분합같은 작은 합을 하나 꺼내었다.

“미선비, 혹시 보정고라는 약을 써 보신일이 있습니까?”

“아닙니다. 제가 워낙 여자들을 좋아하여 한 때는 청루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만, 약을 먹거나 사용한 일은 없습니다.”

“체질이 튼튼했군요. 허나 그동안 너무 많이 사용했습니다. 여자 앞에서 사내의 체면을 죽이는 일이 어디 한두가집니까? 미선비는 일단 음경이 일어는 선다고 하니까, 이 보정고를 사용해보는 것도 괜찮겠군요.”

“보정환하고 같은 것입니까?”

“이것은 고약인데, 조루를 막아주지요. 잘 일어서기는 해도 여자의 옥문에 들기도 전에 방사를 해버린다면 그 또한 죽을맛이 아니겠습니까? 보정환으로 일으켜 세운 음경을 보정고로 시간을 끌게 만드는 것이지요. 단단하게 일어선 음경의 귀두에 이걸 녹두알만큼만 골고루 바르십시오. 미선비가 원하는 시간만큼 음경이 단단하며 방사를 지연시켜줄 것입니다.”

“아, 저한테 딱 맞는 약이군요. 이건 얼마죠?”

“워낙 귀한 것이라 아무한테나 파는 것이 아닙니다만, 미선비는 첫인상이 좋아 내드리지요.

은자 닷냥입니다.”

“상당한 고가군요. 좋습니다. 주십시오.”

미앙생이 은자 닷냥을 꺼내어 주는데, 알싸한 향기가 풍기더니, 비단옷으로 치장한 여자 하나가 방으로 들어왔다. 그 향기가 코에 익는다 생각하며 미앙생이 돌아보니, 반금련이었다.

“손님이 계셨네요.”

“당신은 또 무슨 일이야?‘

서문경이 얼굴을 일그러 뜨렸다.

“형님들은 몰라도 저는 데리고 가실 것이죠?‘

단단히 작정을 하고 온 듯 반금련이 다짜고짜 물었다. 그것이 서문경더러 벼슬살러 가면서 자기는 데리고 가 달라고 조르는 소리라는 것을 짐작하며 미앙생이 밖으로 나왔다.

“아무도 안 데리고 간다고 했잖아? 당신만 데리고 가면 큰 부인은 물론 다른 부인들이 가만히 있겠어?”

그런 소리를 귓가로 흘려들으며 미앙생이 약방 골목을 빠져나와 작은 객잔으로 들어갔다.

거기에 앉아 잠시 기다리면 반금련이 나올 판이었다. 무슨 핑계거리라도 만들어 반금련과 말문을 터놓고 싶었다.

미앙생이 대낮부터 술을 마시기도 망설여지고, 때마침 배도 출출하던 판이라 고기만두를 시켜 막 세 개째를 입에 넣을 때였다. 저만큼에서 반금련이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화가 잔뜩 난 얼굴로 나오고 있었다. 미앙생이 서둘러 계산을 마치고 밖으로 나와 어슬렁거리며 반금련이 쪽으로 걸어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돌돌이 2015-05-12 19:49:09
기사입력 날짜가 2020년으로 되어
최신기사가 뜨지 않습니다.
날짜수정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