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설 금병매 <470> 재미는 좀 보았느냐?
평설 금병매 <470> 재미는 좀 보았느냐?
  • <최정주 글>
  • 승인 2005.09.19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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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맞바람이 불다 <55>

“그리 무지막지할지 누가 알았냐구. 홍두깨로 짓찧는 것 같았는데, 목울대가 꺽꺽 막히면서 숨을 쉴 수가 없드라구.”

“아까운 은자만 석냥 버렸잖아.”

“그래도 병신같은 사내들의 번데기같은 물건에 비하면 훨씬 나아. 비록 며칠동안 걸음을 제대로 못 걸을망정 마지막 순간에 느꼈던 황홀감은 잊지 못할거야.”

“정말 좋았어?”

“그렇다니까. 처음에는 물건이 너무 커서 찢어지는 아픔인줄 알았는데, 그 순간을 참고 견디자 온 몸에서 힘이 빠지면서 정신이 아득해지고 내 몸이 저절로 꿈틀거리는데, 높은 하늘에서 구름을 타고 노니는 것 같았어. 다음에 또 올거야. 어떻게든 장처사를 내 사내로 만들고 말거야.”

여자들의 그런 소리를 귓가로 흘려들으며 소일암에 도착하자 장굉이 놈이 정자 위에서 큰 대자로 누워 자고 있었다. 나무계단을 올라오는 소리를 들었는지 장굉이 눈을 뜨고 하픔을 했다.

“도련님, 오십니까요?”

“그래, 재미는 좀 보았느냐?”

“하이고, 재미는요. 흐따, 여자들이 참 염치도 체면도 없드구만요. 제가 보는데는 은자 한냥, 잠시 쓰는데는 은자 석냥이라고 했는디도, 서로 먼저 보고 사용하겠다고 머리채를 잡고 싸울기세드라니까요.”

“그래서?”

“할 수 있습니까요? 보기를 원하는 여자들을 한 줄로 세워놓고 아랫도리를 내려 보여주었지요. 여자들이 제 물건을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는 섭섭했는지 만져보고 훑어보고 흔들어보는디, 그것도 고역이드만요.”

“이놈아, 고역은 무슨 고역이냐? 부드러운 손으로 만져주고 훑어 주고, 흔들어주면 얼마나 기분이 좋았겠느냐?”

“흐흐흐, 나쁜것만은 아니었그만요. 보십시오. 은자도 이만큼 벌었습니다요.”

장굉이 주머니에서 은자를 주루룩 쏟아냈다. 한 눈에 보기에도 스무냥은 넘을 것 같았다.

“여자들이 스물이나 다녀갔느냐?”

“아니요, 열 두어명 다녀갔는데, 여자 둘이 잠시 사용해보겄다고 해서 빌려주었구만요.”

“그랬느냐? 너 혼자 장사하느라 애썼다.”

“애를 쓰기는요. 오히려 호강을 했지요. 여자들이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가지고 와서 포식을 했구만요.”

“그랬느냐? 헌데 내가 배가 고픈데 어떻게 해야겠느냐?”

“어떻게 하긴요. 제가 얼른 장에 나가서 맛있는 고기를 사와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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