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으로 ‘추석 신문’을 만든다?
신문으로 ‘추석 신문’을 만든다?
  • 배정숙
  • 승인 2005.09.22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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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9월 20일. 추석 연휴가 끝나고 모두들 다시 만난 풍남초등학교(교장 허세환) 5학년 3반의 아이들은 추석날 밤에 뜬 보름달을 눈 속에 한 움큼씩 담아 온 듯한 표정으로 나를 맞아 주었다.

 “추석은 재미있게 잘 보냈나요?”

 “네”

 호기심 많은 한 여자 아이가 손을 번쩍 들었다.

 “선생님, 그런데 추석기간 동안에 왔던 신문은 왜 가져오라고 하셨어요?”

 그랬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이전에 아이들에게 과제물로 내주었던 것은 바로 ‘신문 모으기’였던 것이다. 이젠 신문을 가져오라고 주문할 때마다 아이들은 무언가 흥미로운 일을 벌일 것만 같은 기분이 드나보다. 연휴가 끝난 그 날도 아이들은 빨리 가져온 신문으로 무언가를 시작하길 바라는 눈치였다.

 “오늘 여러분이 가져온 신문으로 무슨 일을 할 것 같나요?”

 나의 장난스런 질문에 여기저기에서 여러 가지 추측이 쏟아져 나왔다.

 “신문으로 무언가를 만들 것 같아요”, “추석에 관련된 기사나 자료를 찾아요”, “딱지 만들고 재미있게 놀 것 같아요”......

 “시간만 많다면 여러분들이 하고 싶은 많은 것들을 다 하고 싶지만 오늘은 이걸 한번 만들어 보겠어요”

 그렇게 말하고 칠판에 크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써나갔다.

 『추석 신문을 만들어 보세요』

 아이들의 눈이 똥그래졌다.

 “선생님~ 그럼 신문으로 추석 신문을 만든다구요?”

 “네, 그것이 바로 오늘 여러분들이 할 일이예요. 여러분들이 가져온 신문들 속에서 우선 추석에 관련된 모든 기사와 자료들을 찾아보세요. 그리고 그 자료들을 분류해서 나눠보는 거죠. 예를 들면 ‘추석의 의미’, ‘추석 음식’, ‘추석에 하는 놀이’, ‘추석에 볼 수 있는 진풍경’ 등등으로 나누어서 신문처럼 각각의 지면에 실어보는 거예요.”

 이어서 아이들의 손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예쁜 두레별 스티커까지 상품으로 내놓은 상태라 아이들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아이디어를 내놓기에 바빴다. 신문이 뚫어져라 추석에 관련된 기사를 찾아가며 읽기에 바빴고, 비슷한 내용들이나 관련성이 있는 기사들끼리 분류하기에 바빴다.

 그렇게 두 시간 가량이 흘렀고 드디어 두레별로 정성들여 만든 완성된 신문을 조심스레 들고 나왔다. 아이들의 정성과 아이디어는 내가 생각했던 그 이상이었다. 신문 이름부터 독특하게 지어냈고, 어떻게 찾아냈는지 추석에 관련된 다양한 사진들까지 적재적소에 잘 붙여져 있었다. 사진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자신들의 생각까지 꼼꼼히 적어 넣은 아이들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니 가슴이 뿌듯해졌다.

 추석 신문을 만드는 과정에서 느낀 점이나 새롭게 알게 된 점 또는 신문에서 얻었던 효과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시간도 가졌는데,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추석에 대해 전보다 훨씬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다며 활짝 웃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도 대견해 보였다.

 이렇게 우리 아이들은 오늘도 신문 읽기에 한걸음 더 친숙함으로 다가서는 과정을 가지게 되었다.

 <전주풍남초 교사·본보 NIE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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