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을 아십니까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을 아십니까
  • 이정우
  • 승인 2005.09.2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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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을 읽고-
최근에 정신분석학과 심리학에 관심을 가지면서 김형경 씨의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이라는 소설을 접해보았다. 이는 단순한 애정 소설이 아닌 깊은 심리소설로서 인물들 간의 치밀한 심리적 갈등을 보여준다. 소설 전개 구성도 일반적인 소설과는 다르다. 일방적으로 전개되는 구성이 아닌 한 번은 인혜의 시점에서 다른 장에서는 세진이의 관점에서(책의 대부분이 세진의 심리치료 과정으로 구성되어있음) 전개된다.

 간략히 줄거리를 말하자면 인혜와 세진이는 친구이다. 서로 같은 학교에서 단짝으로 지내고 대학 생활도 같이 하숙을 하면서 지낸다. 그러나 인혜와 세진이는 서로간의 의견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연락이 끊어지게 된다. 그 후 15년 후에 한 여성 모임에서 그들은 우연히 만난다. 세진이는 건축 설계사로서, 언젠가부터 정신적인 고통을 받게 된다. 언제나 합리적이고 친절하지만 과거에 성폭행을 당한데다 무의식 속에서는 어렸을 때의 상처가 남아있어 그로 인해 고통을 받는다. 반면 인혜는 광고 카피라이터로서, 사랑은 권력이라고 생각한다. 세진에게 주었던 사랑에 상처를 입었던 인혜는 그를 극복하기 위해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하지만 성적 문제 등으로 헤어지고, 그 후 다른 사람과 교제를 시작한다. 세진이는 정신 치료를 받으며 자신의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던 내면의 상처를 발견하게 되고 그 후 자신의 모습을 극복하기 위해 야하고 뻔뻔스러워지려 한다. 그런 세진을 지켜보는 인혜 역시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만나던 사람과 이별을 하고 모든 직업을 정리한 후 새로운 삶에 도전한다.

 언뜻 보면, 단순히 둘의 갈등만이 전개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들이 느끼는 심리적 갈등을 잘 살펴본다면 이 작품은 치밀한 소설이 된다. 또한 세진의 심리 치료 과정을 보면서 단순히 혼자만의 고민을 할 것이 아닌 정신적 치료를 통해 무조건 통제만 하는 자신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내가 지닌 무조건 모범생처럼 보여야 한다는 압박도 세진의 모습을 통해 조금씩 고쳐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인혜가 사랑은 권력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사랑법을 보여주지만 나의 인식으로는 이는 지나치게 성적인 요소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진의 경우도 야하고 뻔뻔하게 변해야 한다는 방식에는 조금은 문제가 있는 듯 싶다. 단순히 다른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 자세만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그로서 고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또 한 가지 깨달은 게 있다면 여성을 단순히 소유로서 교제를 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그들의 복잡한 심리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여성을 자신의 소유로 생각한다는 것은 한 사람의 이성을 짓밟아 버린다는 것이다. 느낀 바가 많은 소설이다. 단순히 애정소설로 보기엔 너무 과분하며 정신 분석학과 심리학에 관심이 있다면 읽어서 후회는 없을 책이라고 생각한다.

<전주고 2학년 11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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