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찬 선생의 논술 지상강좌 <16>
최찬 선생의 논술 지상강좌 <16>
  • 승인 2005.09.2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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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제]

 다음 제시문은 앤서니 기든스의 『제3의 길』 일부이다. 여기에는 20세기 말부터 세계적인 정치?경제사조로 등장한 신자유주의에서 지향하는 국가관과 이에 대한 저자의 견해가 나타나 있다. 신자유주의에서 지향하는 국가의 역할을 분석하고 21세기 국가의 역할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되 신자유주의적 국가관의 부정적인 측면을 고려하여 서술하시오.  

[제시문]

 신자유주의적 견해의 가장 큰 특징인 ‘큰 정부(big government)'에 대한 적대감은 여러 가지 근원으로부터 비롯된다. 영국 보수주의의 원조인 에드먼드 버크(Edmund Burke)는 국가에 대한 혐오를 표출하였다. 국가가 지나치게 확대되면 자유와 자립의 적이 된다는 것이다. 미국 보수주의는 오랫동안 중앙 집중화된 정부를 적대시하였다. 대처리즘은 이러한 생각뿐만 아니라 시장의 우월적 성격을 강조한 경제적 주장에 바탕을 둔, 국가의 역할에 대한 고전적 자유주의의 회의론까지 끌어들였다. 최소 국가론은 시민사회를 사회적 연대에 의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메커니즘으로 보는 독특한 견해와 밀접하게 관련된다.

  시민사회를 이루는 작은 단위들은 왕성하게 활동하도록 허용되어야 하며, 국가의 간섭으로부터 제약받지 않는다면 번영할 것이다. 시민사회는 아무런 간섭도 받지 않는다면, ‘고상한 인격, 정직, 의무, 자기 희생, 명예, 봉사, 자기 규율, 관용, 존경, 정의, 자기 향상, 신뢰, 품위, 의연함, 성실성, 근면, 애국심, 타인에 대한 배려, 근검절약과 공경심’을 포함한 덕목을 갖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쓴 저자에 따르면, 현대인의 귀에는 이러한 덕목들이 ‘골동품 같은 매력’으로 들리는데, 이것은 국가 권력이 시민사회를 방해하여 그 덕목을 억압해 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가, 특히 복지국가는 시민적 질서를 파괴하는 데 비해, 시장은 개인의 창의성에 힘입어 번영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다고 한다. 시민적 질서와 마찬가지로 시장이 방임된다면 사회에 최대선을 가져다 준다는 것이다. 시장은 ‘끊임없는 성장을 조달하기 위해 법적인 틀과 정부의 불간섭만을 필요로 하는 영구적 운동 장치’라는 것이다.

 신자유주의자들은 구속받지 않는 시장 세력을 전통적 제도, 특히 가족과 민족의 옹호와 연결시킨다. 그들은 경제에서는 개인의 창의성이 발휘되어야 하지만 다른 영역에서는 의무와 책무가 고양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통적 가족은 전통적 민족과 마찬가지로 사회질서를 위한 기능적 필수 요소일 뿐이며, 결손 가정이나 동성애 관계처럼 전통적 가족 유형과 다른 가족 유형은 사회의 퇴화를 조장할 뿐이라는 것이다. 민족의 정체성을 약화시키는 그 어떤 것도 마찬가지이다. 신자유주의적 저술가나 정치인의 말과 글에서는 보통 외국인을 혐오하는 함축적 의미가 분명히 드러난다. 그러나 그들은 다중문화주의에 대한 매우 극심한 혹평만큼은 어느 정도 숨기고 있다.

 대처리즘은 불평등에 무관심하거나 아니면 그것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특징을 나타낸다. ‘사회적 불평등은 본질적으로 그릇되고 해롭다’는 생각은 ‘고지식하고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결국, 대처리즘은 평등주의에 반대한다. 평등주의적 정책, 이 중에서도 가장 확실하게 소비에트 러시아가 추구했던 정책은 암울한 획일성의 사회를 초래하며 전제적 권력을 구사해야만 실행될 수 있다. 그런데 자유주의에 가까운 사람들은 기회의 균등을 바람직하고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존 메이저(John Major)는 마르크스의 말을 흉내내어 계급 없는 사회를 창조하려는 그의 의도를 피력하였다. 시장이 자유롭게 작동하는 사회는 심한 경제적 불평등을 초래할지 모르지만, 의지와 능력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능력에 걸맞는 지위에 오르는 한, 그 불평등이 문제로 여겨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는 복지국가에 대한 적개심이다. 예전에 혁명적 좌파가 자본주의를 바라보았던 것과 매우 동일하게 복지국가는 모든 악의 근원으로 간주된다. 어떤 저술가는 ‘우리는 노예제가 효과적이고 동기 부여된 노동을 조직하는 수단이라고 보는 것과 같은 경멸 섞인 즐거움으로 복지국가를 뒤돌아보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복지국가는 ‘그것의 예정된 수혜자, 즉 취약하고 불리한 입장에 처해 있는 불행한 사람들에게 엄청나게 파멸적인 해약을 끼친다. 남성과 여성 개개인의 진취적 자립 정신을 마비시키고 우리 자유 사회의 기초 그 바로 밑에 터질 위험이 가득한 폭발물을 장치해 놓는다.’라고 본다.

  복지국가가 해체되면 무엇이 복지를 제공할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은 시장 주도의 경제 성장이다. 복지란 국가의 혜택이 아니라 시장이 그 기적을 만들어 냄으로써 경제 향상, 곧 전체적인 부를 극대화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사고 방향은 흔히 생태계 문제를 겁주는 이야기쯤으로 무시해 버리는 것과 상통한다. 대처는 ‘녹색 자본주의(green capitalism)'의 방향에 수긍했으나 평상시에는 일종의 적의를 드러냈다. 생태적 위험성은 과장되거나 존재하지 않으며 멸망론으로 재미 보는 장사치들의 발명이라고까지 일컬어왔다.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증거는 오히려 예전보다 큰 보편적인 번영의 시대를 가리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경제 발전의 어떠한 한계도 거의 고려하지 않는 단선적인 근대화관이다.

 고전적 사회민주주의와 달리, 신자유주의는 범세계화 이론이며 범세계화 세력에 매우 직접적으로 공헌했다. 신자유주의자들은 국지 문제 해결에 지침이 되었던 철학을 세계 수준에 적용한다. 세계는 시장이 거의, 또는 전혀 간섭받지 않고 작동하도록 내버려둔다면 가장 잘 움직여 나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통적 민족의 수호자로서 신자유주의자들은 국제 관계에 대한 현실주의 이론을 채택한다. 범세계 사회는 아직 국민국가의 사회이고 국민국가의 세계에서는 권력이 중시된다. 전쟁을 위한 준비와 군사력 유지는 국제 체제에서 국가 역할의 필수적 요소이다. 구식 사회민주주의와 마찬가지로 신자유주의도 양극 질서에서 발전되었고 그 태생적 조건이 깊이 새겨져 있다. 『앤서니 기든스 - ‘제3의 길’』

  ▶ 유의사항

 1. 제시문을 반박할 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할 것.

 2. 제한시간(150분)과 글자수(1,800자)를 지킬 것.

 3. 자신의 신분이 노출되지 않도록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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