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설 금병매 <480> 아무도 없는데 어때요?
평설 금병매 <480> 아무도 없는데 어때요?
  • <최정주 글>
  • 승인 2005.09.30 1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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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맞바람이 불다 <65>

한 여자가 실망한 투로 물었고, 나머지 두 여자도 맥이 빠진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거긴 원래 비어있는 암자인걸요. 가끔 스님의 허락을 받고 하룻밤 쯤 머물다 가는 손님이 있기는 합니다만.”

미앙생의 말에 처음 길을 물었던 여자가 다시 물었다.

“정말 아무도 없어요? 우린 소일암에 특별한 처사님이 계신다는 소문을 듣고 왔는데요.”

“그제까지는 있었지만, 지금은 없습니다.”

미앙생의 말에 이번에는 아무도 없느냐고 실망하여 묻던 여자가 말했다.

“처사님이 거짓말을 하고 계시는 것이지요? 처사님이 바로 그 처사님이지요? 대물을 구경시켜주고 은자를 받는다는...”

그러자 세 여자의 눈길이 일제히 미앙생의 사타구니 사이로 왔다. 한꺼번에 세 여자의 눈길을 받자 미앙생의 얼굴이 붉어졌다.

“어머, 처사님의 얼굴 붉어지는 것 좀 봐. 틀림없는 모양이네.”

처음 말을 걸었던 여자의 확신에 찬 말에 두 여자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처사님이 분명해요. 처사님, 우리와 함께 소일암에 가는 것이 어때요? 좋은 술과 안주는 물론 처사님께 드릴 은자도 준비해 왔답니다.”

“그래요. 우리들한테도 처사님의 대물을 보여주세요.”

나머지 두 여자가 양쪽으로 덤벼들어 미앙생의 팔을 붙잡고 늘어졌다.

“난 아닙니다. 대물의 주인은 따로 있다구요. 그 녀석은 내 하인인데, 시장에 심부름을 가서 아직 안 오고 있다구요.”

미앙생이 어이가 없어 웃으며 말했지만, 여자들은 믿지 않았다.

“우리 눈으로 확인해보기 전에는 믿을 수가 없어요. 가요. 아무도 없는데 어때요? 청루의 기생도 아니고, 비록 남편이 없는 여자들이라고는 해도 여염의 여자가 소문을 듣고 여기까지 오기가 쉬운 줄 알아요?”

두 여자가 양쪽에서 끌고 한 여자는 등 뒤에서 밀었다. 미앙생이 어쩔 수 없이 여자들과 함께 소일암의 정자 위로 올라갔다.

정자에 앉자마자 여자들이 가지고 온 돗자리를 펴고 그 위에 술과 안주를 늘어 놓았다. 제법 행세깨나 하는 집의 여자들인지 안주가 깔끔하고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미앙생이 정색을 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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