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회담 사전협의 이번주 본격화
5차회담 사전협의 이번주 본격화
  • 승인 2005.10.0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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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폐기 이행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제5차 6자회담 사전협의가 본격화됐다.

`9.19 공동성명' 채택 이후 그 의미를 평가하고 합의 이행방안과 관련해 나름대로 안(案)을 준비해온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6개국이 다음 달 초로 예정된 5차회담을 앞두고 수석대표 또는 그 이상 고위급의 순방외교를 통해 탐색전에 나선 것이다.

구체적인 5차회담 개최 일정도 사전협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이(吳儀) 중국 부총리의 8일부터 나흘간의 북한 방문이 사전협의의 시작인 것으로 보인다.

우 부총리의 표면적인 방북 목적은 10월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60주년 기념행사와 중국 지원으로 평안북도 대안군에 건설된 대안친선유리공장 준공식 참석이지만 이와는 별도로 방북기간에 북 고위층을 만나 제4차 6자회담에서의 공동성명 이행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우 부총리의 방북에는 중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 고위인사의 방북은 탕자쉬안(唐家璇)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올 7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방문한 이래 처음이다.

방북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관심을 끌어 온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행보도 금주 중에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힐 차관보는 10월 5일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부 논의와 다른 나라와의 전화접촉 결과 등을 토대로 내주 정도면 여행계획을 구체적으로 잡기 시작해 어디로 갈 지 그림이 그려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관례대로라면 힐 차관보는 한국, 중국, 일본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그가 이미 여러 차례 방북 의지를 밝혀온 만큼 3국 순방후 북한을 방문할 가능성도 현재로선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힐 차관보의 방북이 이뤄진다면 그가 적어도 6자회담 카운터 파트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 이상의 북한 수뇌부를 만나 담판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6자회담이 급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여의치 않을 경우 4차회담 성사 때처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힐-김계관 회동 가능성도 있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순방일정을 이달 12∼19일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갖고 관련국들과 일정을 협의중이다.

송 차관보는 순방에서 중국, 미국 등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 차관보는 특히 미국 의회 내에서 북핵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미 행정부와 협조해 의회를 설득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성명이 한반도 비핵화의 해법과 원칙을 확인한 `약속 대 약속'의 원칙적인 합의였다면 이번 사전협의는 북핵폐기와 검증, 경수로 제공시점 등 `행동 대 행동'이라는 보다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미국은 이미 `행동 대 행동'의 첫 걸음 격인 북한의 핵시설 및 프로그램 폐기 대상을 파악하기 위해 북한 스스로 이를 사전에 밝힐 것을 요구하고 있다.

힐 차관보는 5일 기자회견에서 "공동성명 이행의 첫 조치는 누락없는 완전한 신고"라며 "그러면 미국도 상응조치 이행의무 조치를 절대적으로 완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이러한 주장은 북한이 핵폐기라는 원칙에 동의한 만큼 핵 현황을 스스로 공개해 테이블에 올려놓고 `행동 대 행동' 단계로 넘어가자는 의도로 비치지만 북한이 이를 선(先)핵폐기 요구로 해석할 여지도 없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우리 정부는 이행방안 협의와 관련, 각 측이 상호조율된 조치에 입각해 핵폐기와 상응조치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조치사항과 연계구도를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정부는 또 5차회담에서는 가능하면 포괄적인 백화점식의 이행합의문을 만드는 게 이상적이라고 보고 있으며 이와 동시에 작더라도 서로 신뢰를 이룰 수 있는 조치를 합의토록 유도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그러나 경수로 제공 시점을 두고 핵폐기 이전을 고집하고 있는 북한과 NPT(핵무기비확산조약) 복귀와 IAEA(국제원자력기구) 안전조치 이행 등의 신뢰확보 이후를 상정하고 있는 미국이 서로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이 부분이 사전협의의 가장 큰 장애물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공동성명의 핵심은 북한이 사상 처음으로 핵무기 뿐만 아니라 핵계획까지 포기하고 실천하겠다고 한 것이기 때문에 이행방안 협의에서 경수로 문제는 논의의 중심이 되지 않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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