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찬 선생의 논술 지상강좌 (18)
최찬 선생의 논술 지상강좌 (18)
  • 승인 2005.10.1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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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용 고전논술
 제목;동성애와 인권 

 ▶논제

 다음 제시문은 최근 확산되고 있는 동성애자들의 인권에 관한 글이다. 본 제시문을 토대로 하여 과연 동성애는 정당하며, 동성애자의 인권도 보호받아야 하는가에 대해 서술하시오. 단, 동성애를 인정했을 때 생기는 사회적 파급효과와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을 때 동성애자의 불이익도 함께 언급하시오. 

  ▲제시문

 최근 한 연예인이 동성애자임을 고백한 행위(커밍 아웃)가 빌미가 되어 텔레비전 출연 정지를 당한 사건을 놓고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와 진보적인 지식인들은 사회적 소수의 인권 보호 차원에서 이 문제에 접근하고 있지만 일반 대중들의 관심과 호응이 높은 것 같지는 않다.

 인류 역사를 되돌아보면 동성애는 대부분의 사회에서 경멸과 금지의 대상이었다.

  서구에서는 가톨릭이 로마제국의 국교로 공인되면서 동성애는 교회법에 의해 죄악으로 간주됐다. 남자끼리의 성행위를 뜻하는 남색, 즉 소도미(sodomy)가 성경에서 가장 사악한 도시로 묘사된 소돔으로부터 비롯된 것이 그 좋은 증거이다.

  16세기 초 영국에서 동성애를 사형으로 다스리는 법률이 제정됐다. 동성애가 종교적 차원을 넘어 사회적 범죄로까지 낙인이 찍힌 셈이다. 19세기에 이르러 동성애를 사악한 원죄의 산물이나 범죄적 성향의 표현으로 보는 대신에 정신적 요인에서 비롯된 성적 일탈행위로 규정했다.

  마침내 1974년 미국 정신의학회는 공식적으로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삭제했다. 서구 문화에서 동성애자들의 인권을 부당하게 유린해 온 쇠사슬이 끊기는 순간이었다.

  동성애의 원인에 대해서는 상반된 두 견해가 맞서 있다. 하나는 동성애 성향이 생물학적으로 결정된다고 보는 반면에 다른 하나는 동성애를 성장 과정의 결과로 본다. 전자는 동성애를 선천적인 운명으로, 후자는 후천적인 선택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후자의 견해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동성애를 성적으로 문란하고 무책임한 사람들의 이기적이고 쾌락주의적인 선택으로 보기 때문에 경멸하고 박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동성애를 개인적 선택으로 보는 견해는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 1990년대부터 동성애의 생물학적 근거를 밝히려는 연구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놓은 덕분이다.

  1991년 영국의 신경과학자인 사이먼 리베이는 게이(남성 동성애자)와 이성애 남자의 뇌 구조에 차이가 있음을 밝혀냈다. 성욕을 관장하는 시상하부의 간핵 4개 중에서 세 번째 것의 크기에 차이가 현저함이 밝혀진 것이다. 1993년 미국의 분자생물학자인 딘 해머는 성염색체에서 게이 형제들이 공유한 유전자의 위치를 발견했다. 리베이와 해머의 연구성과는 학계는 물론이고 저널리즘의 화제가 됐다. 두 사람 모두 게이이다.

  한편 정신병의 굴레에서 벗어난 동성애자들은 본격적인 커밍 아웃을 감행했다. 그들은 취업 결혼 군복무에서 이성애자와 동등한 법률적 권한을 요구하고 나섰다. 1975년 미국 연방정부는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취업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했다.

  근년에는 서구사회에서 동성애 부부에게 법적인 권리를 인정하는 움직임이 잇따랐다. 1999년 10월 프랑스 의회는 동성애 부부를 공인하는 시민연대협약(PACS)을 통과시켰다. 같은 달 영국 대법원은 동성애 부부의 유산 상속권을 부여하는 판결을 내렸다. 2000년 7월 미국 버몬트주에서 미국 최초의 동성애 부부가 화촉을 밝혔다. 캐나다에서는 2001년의 인구 통계에 동성애 부부 항목을 포함시킬 예정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1995년부터 동성애가 본격적으로 언론에 소개되기 시작했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물 밑에서 활동하던 동성애자 동아리들이 인권운동을 펼쳐나갈 협의체를 발족시켰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반(異般)이라 불리길 희망한다. 일반인과 성적 취향이 다를 뿐임을 강조하는 뜻이 담긴 용어이다.

  1997년에는 서울에서 퀴어(queer)영화제가 열렸다. 퀴어는 동성애자와 성전환자를 두루 일컫는 말이다.

 2000년은 동성애자들이 집단적인 커밍 아웃을 시도한 해로 기억될 것 같다. 8월에는 장마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서 동성애자 행진이 있었고 9월에는 연세대 강당에서 퀴어 문화축제가 열렸다.

  동성애 문제는 결혼과 가족제도 등 사회 전반에 파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사회적 소수의 인권 차원보다는 한국사회의 핵심 쟁점으로 동성애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이인식 - ‘동성애, 운명인가 선택인가’> 

 ▶ 유의사항

 1. 띄어쓰기를 포함하여 1,600자 이내로 서술할 것.

 2. 시험시간은 150분.

 3. 제목은 쓰지 말고 본문부터 시작할 것

 4. 수험번호, 성명 등 자신의 신상에 관련된 사항을 답안지에 드러내지 말 것.

 5. 반드시 흑색 연필이나 흑색 볼펜으로 작성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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