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관 어젠다
교육기관 어젠다
  • 전성군
  • 승인 2005.10.2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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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소득 1만 달러에서 제자리 뛰기를 하는 동안, 세계는 지금 지식정보화시대에 맞추어 멀리뛰기에 한창이다. 오늘날 교육기관들은 기본교육에 충실한 표준체계보다는 세계일류교육 창조라는 거창한 단어를 빌려와 대단한 교육기관인양 행세하고 싶어 한다. 그러다보니 오늘날 교육기관의 운영시스템은 표준 없이 겉돌고만 있다.

 이제는 교육기관도 기초질서를 되찾아야 한다. 기초질서가 수반된 창의력만이 진정한 창의력이다. 기초질서가 무너지면 모험도박이 난무하게 되는 교육환경이 된다. 그렇다면 지식정보화 시대에 무엇이 우리교육의 성장 동력인가. 열쇠는 표준화에 있다. 선진국처럼 교육시스템의 표준화로 인적자원의 품질을 높여야 한다.

오늘날 우리의 교육열은 단연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들인 돈에 비하면 내실은 부끄러울 정도다.

 또 세계경제포럼의 조사 결과 한국의 교육경쟁력은 우간다와 같은 세계 60위로 평가됐다. 기업들도 불만이 많다. 기업인들의 80%가 대학 졸업자들의 질적 수준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반면 싱가포르의 경우 교육 경쟁력을 세계 2위로 끌어올렸다. 교육경쟁력 세계 60위, 이것이 우리교육의 현주소임을 우리는 싫더라도 인정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숙제인가. 치열한 국제경쟁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자생력 함양을 위해서는 품질경영시스템 구축이 시급한 과제다. 이제 글로벌 스탠더드 적용은 생존의 문제다. 우리 것과 공감대 형성이 어렵다 해도 이것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우리 교육기관도 시장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새 틀을 짜야한다. 즉 교육시스템을 국제표준에 맞추지 않으면 그 어느 교육기관도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따라서 교육기관도 품질시스템을 통해 체질개선을 이뤄낼 수 있는 유일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를 입증 하듯 한양대를 비롯한 일부대학들이 국제품질경영시스템(ISO 9001 인증)을 도입하여, 대학경쟁력 강화는 물론 학생들에 대한 교육서비스 만족도를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농협중앙교육원도 1961년에 설립돼 그동안 많은 변화를 겪어오면서 작년에 전면 리모델링을 통해 첨단교육환경으로 바꾸었고, 금년 6월초에 ISO 9001을 획득하여 교육생 중심의 기반을 조성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선진국들의 전반적인 흐름과 비교하면 취약한 것이 현실이다. 선진국의 경우, 대학은 물론 고등학교 까지도 교육혁신의 성장 동력으로 품질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교육기관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결론적으로 다음과 같은 3박자가 중요하다.

 첫째, 세련된 스타일과 튼튼한 외관을 만들어야 한다. 예컨대 입에 쓴 양약처방보다는 튼튼한 외관을 살리는 한약처방이 먼저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활동의 전반에 걸친 환경경영체제를 평가하여 인증을 부여하는 시스템이 검토되어야 한다.

 둘째, 고품질 교육행정시스템으로 힘 있는 엔진을 만들어야 한다. 교육의 철저한 질 관리만이 경쟁력이 있다. 이를테면 ISO 9001 획득으로 교육기관의 교육의 질적 보증 및 인증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셋째, 차별화된 교육프로그램으로 안락한 내부인테리어가 마련되어야 한다. 예컨대 교육생이나 학생의 니즈에 부응하면서도 성장엔진이 될 수 있는 교육과정이 개발되어야 한다.

 앞으로 교육생과 학생의 욕구는 다양해지고 교육서비스의 질 향상을 위한 요구는 계속해서 증대될 것이다. 따라서 교육 서비스 시장의 개방 하에서는 각종 유인을 제공해서라도 이상의 3박자를 갖추는 교육기관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농협중앙교육원 교수·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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