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재 전주지법원장
김관재 전주지법원장
  • 김은숙기자
  • 승인 2005.11.06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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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로 하는 재판이 아닌 가슴으로 하는 재판문화를 정착시키겠습니다. 당사자들이 겪고 있는 아픔을 들여다보고, 고민에 귀를 기울이는 ‘듣는 법정’으로 이끌어 나가겠습니다”

 지난 4일 취임한 전주지법 김관재(金琯在·52·사시 17회) 신임 법원장은 “광주고법 전주부의 설치와 전주지법 청사 이전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점에 문화예술의 도시이자 충효의 고장인 전주에 부임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도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권위주의적인 재판관행에서 탈피, 도민과 법원 사이에 벌어진 간격을 메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전주지법에 처음 부임하게 된 소감을 밝혀주십시오.

 ▲전남이 고향이고 광주에서 오랜 법관 생활을 해선지 전주는 낯설지 않게 느껴집니다. 무엇보다 1895년 5월 10일 전주재판소가 설립된 지 11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를 맞아 광주고법 전주부의 설치와 전주지법 청사 이전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점에 문화예술의 도시이자 충효의 고장인 이곳 전주에서 근무하게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사법의 기초를 다진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 법복 입은 성직자 김홍섭 전 법원장, 대쪽 검사로 유명한 최대교 전 검사장 등 이른바 법조 3성으로 추앙받고 있는 훌륭한 선배 법조인을 배출한 ‘사법의 성지’라는 점에서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집니다. 이러한 전주지법의 역사와 전통을 더욱 계승·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광주고법에서 전주지법원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가 드물다고 들었습니다.

 ▲광주고법에서 전주지법원장으로 나온 경우는 드문 일입니다. 그래서 고민이 많습니다. 하지만 지난 1994년 순천지원장을 역임한 적이 있어서 그 경험을 살려 도민들로부터 사랑받는 법원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그동안 법관으로 봉직하면서 국민으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는 모습을 항상 소망해 왔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상당수 국민은 법원이 시민이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권위주의적인 재판관행을 버리지 못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런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 권위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 도민을 섬기는 법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향후 전주지법 업무 운영방침이 궁금합니다.

 ▲부임 소식을 접한 후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국민의 사법참여 기회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법참여제도의 기초단계인 조정위원회 제도 등을 적극 활용해 나갈 방침입니다. 이미 시행되고 있는 조정위원회의 한계를 벗어나 오는 2007년 시행될 배심제 및 참심제 등을 대비할 수 있도록 더욱 활성화 시켜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조정실이나 소규모 청문실 등을 확충할 계획입니다.

 또 과거의 재판은 법관이 말하는 재판이었으나 그 한계를 벗어나 ‘듣는 재판’ 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것입니다. 청문실 등을 활용해 사건 당사자들의 고민을 최대한 많이 들어줄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당사자 스스로 문제점을 진단, 해결할 수 있게 돼 재판에 치중하는 경향도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조정을 많이 해낸 법관으로 알고 있는데 남다른 이유가 있다면.

 ▲법관생활을 하면서 조정을 참 많이 했습니다. 조정률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조용한 방에서 당사자의 말을 많이 듣다 보니까 자연히 조정이 이뤄졌습니다. 무조건 판결로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정을 통해 당사자 본인에게 정리할 시간을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사자의 말을 들어주다보면, 말하는 본인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정리를 자연스럽게 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결국 본질적인 문제만 남게 돼 분쟁을 쉽게 해결할 수 있게 됩니다.

 -앞으로 사법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복안이 있습니까.

 ▲법원이 국민 위에 군림하거나 자기만의 편의를 도모하고, 남의 일처럼 사건을 처리하는 행태를 철저히 근절시켜 나갈 것입니다. 하지만 잘못한 직원을 징계하기보다는 친절한 공무원을 적극 발굴해 포상하는 포지티브 제도를 만들어 친절공무원상을 확립해 나갈 것입니다.

 -끝으로 도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국민의 의식 수준이 향상되면서 사법권에 대한 국민의 직접 참여 욕망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도민과 법원 사이에 벌어진 간격을 메우고 진정으로 지역민을 섬기는 법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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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관재 신임 법원장은 도내에서 근무한 경험이 전혀 없다. 이번이 ‘첫 경험’인 셈이다. 그것도 전주지법 수장으로서. 그러나 ‘김관재’ 라는 이름 석자는 낯설지 않다. 지역민들에게 익숙한 중요사건에 대한 항소심 재판을 맡았었기 때문이다.

 김 법원장은 광주고법 민사부장판사 재임 당시 군산시 대명동 윤락가 화재참사 유족들이 1심 재판 결과에 불복해 낸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재판부가 원심을 깨고 전북도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또 광주고법 형사부장을 지낼 때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강근호 전 군산시장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죄를 적용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과 추징금 1억6500만원을 선고하는 등 도내 굵직굵직한 사건에 대한 항소심 재판을 맡았었다.

 김 법원장은 노무현 대통령 사법고시 17회 동기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노대통령의 법원 동기생 6명 가운데 1명이다, 특히 김 법원장은 대법관 5명이 대거 교체되는 내년 7월엔 대법관이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법원장은 “대법관에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뭐라 할 말이 없다”며 더 이상 언급을 피했다.

 법원 내 알아주는 프로급 ‘검도 선수’다. ‘골프’를 피해 ‘검도’를 취미삼았다는 그는 10여 년째 ‘검’을 놓지 않고 있다. 검도 5단의 실력가다. “공식적인 대회에 나간 적은 없다”는 그는 “퇴근 후 검도장에 가서 혼자 연습을 한다”고 말한다.

 ‘주어진 위치에서 내가 만나는 사람에게 어떤 즐거움을 줄 수 있을까’를 늘 고민하는 김 법원장은 “법관의 자리는 차지하는 개념이 아니라 국민이 필요하면 가는 것이고, 원하지 않고 바라지 않으면 가지 않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관재 신임 법원장 프로필> 

 ▲출생-1957년생

 ▲본적-전남 강진 

 ▲학력-광주제일고, 서울대 법대

 ▲취미-검도(5단)

 ▲주요경력-1980년, 광주지법 판사

  -1982년, 순천지법 판사

  -1985년, 광주지법 판사

  -1987년, 광주고법 판사

  -1991년, 재판연구관

  -1992년, 광주지법 부장판사

  -1994년, 순창지원장

  -1996년, 광주지법 부장판사

  -1999년, 광주고법 부장판사

  -2000년, 광주고법 수석부장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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