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서동요 촬영지
익산 서동요 촬영지
  • 황경호 기자
  • 승인 2005.11.17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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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덧 기온이 뚝 떨어져 한기마저 느끼게 하는 늦가을의 햇볕이 갈수록 짧아지기만 하는 요즘이다.

 게다가 이제 달랑 한 장만 남겨둔 달력을 볼라치면 많은 이들이 지난 한해를 아쉬워하게 마련.

 그래서 선조들은 가는 세월을 화살에 비유하며 아쉬움을 달래지 않았던가!

 이렇듯 늦가을의 감상에 젖어들어 자칫 고독해지기 쉬운 계절을 맞아 사람들은 산과 들을 찾아 나서고 있다.

 벌써 끝자락에 놓인 가을산의 만산홍엽도 좋고 자녀의 손을 잡고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하지만 왠지 올 한해를 그저 무심하게만 보낼 수 없다고 생각되면 우리 고장에서 피어났던 사랑의 이야기를 찾아 나서는 게 어떨까?

 그 옛날 신분과 국경을 초월했던 백제 무왕과 선화공주의 사랑이야기 말이다.

 백제시대의 주 무대였던 익산을 중심으로 이들의 사랑을 그린 드라마가 제작되면서 과거의 생활상이 재현 되는 세트장이 마련되었다.

 먼저 익산시 신흥동 1천여 평의 임야에 마련된 제 1세트 장은 한적한 오솔길을 따라 한참을 걷다 보면 넓은 호수가에 서동생가가 조성되어 있는데 단풍과 호수, 그리고 가옥들이 조화를 이뤄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또 여산면 원수리 상양마을 뒷산 1천5백여평에 마련된 제2 세트장은 선화공주의 생가를 비롯하여 하늘채(서동요 극중 백제박사 등이 쫓겨나 국경주변 신라땅에 형성한 은신처)와 백제마을 등 초가 43채와 기와집 2채가 들어서 있다.

 경사가 심한 산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이 곳은 가옥들의 적절한 배치와 만추의 가을산 정취 등이 어울려 보는 이로 하여금 백제인의 사실적인 삶을 되내이게 하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도 입구에 들어서면 서동과 선화공주가 함께 뛰쳐 나와 반겨줄 것만 같다.

  백제 무왕과 신라 선화공주 간의 국경을 초월한 사랑이야기가 담긴 최초의 향가 서동요.

 서동의 이름은 장(璋)으로 백제 서울 남쪽 연못(오금산 아래 마룡지)에서 용의 아들로 태어나 마를 캐고 생활하여 사람들은 그를 마동이라 불렀다.

 신라 진평왕 셋째딸 선화공주가 천하 일색이라는 소문을 듣고 마동은 신라의 수도로 들어가 아이들에게 마를 주고 노래(서동요)를 부르게 했다

 “선화공주님은 남몰래 얼어두고 맛둥방을 밤에 몰래 안고 간다”.

 이 노래는 급속히 퍼져 궁궐에까지 알려지게 되고 대신들이 간하여 선화공주가 귀향을 가게 되었는데 귀향 중 서동을 만나 익산땅으로 함께 와 살게 되었으며 후에 서동은 백제 30대 무왕으로 등극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내용이 배경이 된 세트장을 돌라치면 익산지역 곳곳에 무왕과 관련된 유적지 등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무왕이 용의 아들로 태어났다는 마룡지와 무왕이 자라면서 다섯덩이의 금을 얻었다는 오금산, 무왕과 선화공주가 함께 가던 중 미륵불이 나타나 건축하게 되었다는 사자사와 미륵사지 절터, 그리고 백제 왕궁터와 쌍릉 등이 있다.

 사랑과 역사의 향기가 가득 배어나고 있는 서동요의 자취를 따라 올 늦은 가을에 사랑의 마음을 더욱 키워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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