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파워] ②가정주부로만 살기 'NO"
[우먼파워] ②가정주부로만 살기 'NO"
  • 김효정기자
  • 승인 2005.12.05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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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정내에서 여성들은 아내, 엄마, 며느리, 딸이라는 다양한 이름으로 살아간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 엄마’, ‘??씨의 아내’란 이름으로 사는 삶 대신, 당당하게 사회에 진출해 자기 이름 석자를 내걸고 살아가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전북통계사무소의 2005년 10월 고용동향을 살펴보면 도내에서 활동 중인 직업여성은 전년대비 8%가 증가했으며 직업별로 살펴보면 의회의원, 고위임직원 및 관리자직이 전년동월 대비 1천 여명이 증가했다.

 또 전문직종에 종사하는 여성들도 3만2천여명으로 남성들에 비해 4천 여명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완주군 삼례읍에 거주하는 송수정(28)씨는 현재 도서관 사서로 근무중이다. 결혼과 함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살림과 육아에 전념하던 송씨가 다시 사회 활동을 결심하게 된건 지난 2003년. 당시 아이가 생기면서 가정경제형편도 고려했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자아를 찾고 싶다는 소망이 컸고, 사서직 공무원에 도전해 당당히 합격한 것. “임신을 한 상황에서 입시공부를 한다는 것이 부담이 됐지만 꼭 다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며 “지금은 가사일, 육아와 함께 병행하고 있어 조금 힘들긴 하지만 ‘내 일’을 갖고 있다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여성들의 사회진출은 세대를 불문하고 다양한 계층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40∼50대 중년여성들이 각 여성단체에서 실시하고 있는 직업 교육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취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 서선녀 교육복지팀장은 “본 센터에서 실시하고 있는 다양한 직업 프로그램에 중년 여성들의 참여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간병인 교육, 한식조리사, 홈패션, 반찬전문 창업반 등 가정에만 머무르던 여성들이 이러한 직업교육을 통해 80%정도가 사회로 진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여성들의 사회진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여성취업의 벽은 상존하고 있다. 현재 도내에서 직업활동을 하고 있는 여성의 69%가 서비스직에 종사하고 있어 직업 편중이 심한 편이며 비정규직 여성들이 대부분.

 결혼이나 임신을 했을시에는 퇴사 압력을 받거나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등이 모성보호법에 명시되어 있음에도 회사 눈치를 보느라 이를 제 때 사용할 수 있는 경우가 드물다.

 또 출산 후 직장에 복귀 하더라도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이 직장내에 턱없이 부족한 현실.

 전북도에 따르면 2005년 6월 현재 도내 보육시설은 공공보육시설이 274개소, 민간보육시설이 886개로 총 1천164개소에 달한다. 그러나 이 중 직장보육시설은 총 4곳에 불과한 실정. 또 천여개가 넘는 보육시설의 아동정원은 6만2천30명이나 현원은 4만8천852명으로 정원에 미달한 상태다. 이는 저출산으로 인한 유아 부족과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인해 가족에게 의탁하거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학원 등에 아이를 맡기고 있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전북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300인 이상 사업장에 보육시설을 세울 수 있으나 도내에는 영세업체가 대부분이어서 직장내 보육시설을 세운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 이라며 “이로 인해 도내 보육시설은 상대적으로 많으나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부모들이 교육비 부담을 덜기 위해 보육시설에 아이를 맡기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전북여성노동자회 최승희 지부장은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나 아직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을 직장 내에 완전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며 “도내 경제의 어려운 상황에 비정규직 여성들이 늘고 서비스직이나 영세사업장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대부분인 기본적인 취업구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공립 사회보육시설이 늘어 보육의 질을 높이고 여성으로서의 권리를 찾기 위해 여성 스스로도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현유 전주지검 검사 인터뷰

 “사회의 약자들과 올바른 법질서를 위해 법조인의 길로 들어선 만큼 조금이나마 이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법조계에 올해 첫 발을 내딛은 권현유(33)검사. 그는 올 2월 전주지검에 늦깎이 초임검사로 부임했다. 소비자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그의 학부 전공은 소비자아동학이었다. 그러나 그 곳에서 소비자관련 법들을 접하게 되면서 법에 관심을 갖게 됐고 법조인의 꿈을 키우게 된 것.

 “전공과목을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법을 공부하게 됐고 남편이 법대생이었던 영향도 있었던 것 같아요. 2000년에 결혼과 함께 본격적으로 사법고시 준비를 했습니다. 남들보다 조금 늦게 시작했지만 이 길을 선택한 것을 후회해 본적은 없어요.”

  부부가 함께 준비한 법조인의 길은 5년여가 지난 현재, 그는 사시 34회, 남편은 33회에 합격하면서 부부검사가 됐다. 둘 다 검사직 초임이라서 본인은 전주에서 남편은 청주에서 눈 코 뜰새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렇다 보니 17개월 된 딸은 대전에서 친정어머니가 돌봐주고 있는 상황.

 “현재 가족들이 모두 뿔뿔이 흩어져 있는 상황이고, 주말마다 함께 모이긴 하지만 딸아이에게 미안한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모든 일에 일장일단(一長一短)이 있 듯, 법조인의 길을 선택한 만큼 어느 한쪽의 희생은 따르기 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평범한 주부의 길을 선택했다 해도 아이를 잘 키웠을거라는 확신 또한 없어요. 내 자아를 찾아 시작한 만큼 이 분야에서 실력으로 인정 받고 아이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엄마로 남기 위해 노력할겁니다.”

 그가 한 달에 처리해야 할 사건만도 250여건. 다른 동기생들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오히려 그것을 자신의 장점으로 삼아 일처리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도 한다. “물론 개인차가 있겠지만, ‘여성’이어서 못하는 일은 없다”며 “오히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연륜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맡은 바 책임을 다할 생각 ”이라는 그는 한 아이의 엄마, 한 남자의 아내 앞에 ‘검사 권현유’라는 자신의 이름을 당당히 내걸었다. 대전 출생으로 서울대 소비자 아동학과를 졸업했으며 올 2월 전주지검에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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