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탠다드와 줄기세포 허브
글로벌 스탠다드와 줄기세포 허브
  • 김진
  • 승인 2005.12.06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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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탠다드란 점차 하나로 묶여져 가는 세계시장에서 기준으로 통용되는 보편적인 규범이나 원칙, 또는 행동양식을 말한다. 글로벌 스탠다드는 작게는 산업현장의 갖가지 기술, 크게는 금융, 회계를 포함하는 경제시장과 노동시장을 포함한 정치, 경제, 교육, 법률, 제도에서부터 국민 의식과 문화적 측면까지도 세계적 표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과연 누구의, 어떠한 개념을 표준으로 삼아야 하는 것인가! 이다.

 글로벌 스탠다드는 철저하게 강자의 논리가 적용되어 왔기 때문에 그 표준은 시대에 따라서 변할 수밖에 없다. 일본 경제가 세계시장을 선도하던 1980년대에는 일본식 경영방식이 사실상 표준이었고, 90년대 후반 이후에는 세계에서 유일한 초강대국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 시스템이 많은 부분에서 글로벌 스탠다드로 불려오고 있는 실정이다.

▶ 글로벌 스탠다드에 대한 재인식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지난 1일부터 약 2주에 거쳐 황우석 교수팀의 논문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의한 윤리 규정에 적합했는지 여부에 대한 검증을 벌이고 있다.

 연구의 과학적인 성과도 중요하지만 연구윤리도 그에 못지않다는 것이 국제적인 표준이다 그래서 이러한 측면에 대해 미흡한 부분은 없는지에 대한 조사인 것이다.

 그 결과가 16일에 전체회의를 거친 후 발표된다고 하니 주목해 볼 일이겠지만, 이번 사태가 국가나 기업, 그리고 사회 전반에 글로벌 스탠다드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것만은 사실이다.

  ▶줄기세포 허브와 PD수첩

 줄기세포 허브란 전 세계 난치병 환자들의 유전자 샘플을 모으는 곳이다. 그리고 그들을 대상으로 치료 가능한 줄기세포를 보내주는 곳이다. 그에 합당한 대가를 받는 것은 물론이다.

 자동차나 반도체 수출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는 어마어마한 BT산업이 될 것이다. 일부의 예상이긴 하지만 2010년쯤이면 33조원 이상의 가치를 지녔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는 올 한해 삼성전자의 전체 매출액과 같은 숫자이고, 2010년에 국민건강보험 전체 국민의 진료비 예상치와도 같은 숫자다. 공교롭긴 하지만 줄기세포 하나로

온 국민의 전체 진료비를 충당하는 좀 이른 꿈도 가져 볼 수 있는 사업인 것이다.

 이를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선진국들의 견제를 물리치고 서울대에 유치한 것만도 엄청난 일이다. 하지만 서방의 축적된 인프라와 기술의 협조 없이는 성공할 수 없는 연구라고 한다. 그러한 연구가 국민의 알 권리를 주장하는 한 TV방송으로 난관에 봉착해 있다.

 의문을 가지고 가설을 세워보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1차 방송 내용만 보면 국가와 사회에 끼칠 파장을 생각할 때, 검증이 턱없이 부족했다 것이 많은 이들의 중론이다.

 필자는 국민의 알권리를 주장하는 PD수첩이 시대적 착오에 빠져 있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 ‘국익 VS 알 권리’라는 국면에서 국익을 내세워 선동의 구호로 삼던 시대는 지나갔다. 지금은 국익이라는 개념이 명백하고 실체적으로 국민과 국가에 이익이 되어야만 통하는 시대인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알 권리라는 막연한 개념으로 국익과 국민정서에 반하는 보도 역시 배척당해야만 할 것이다.

 사건의 전개방향이나 진실여부를 떠나서 명확히 입증할 수 없는 가설과 정당하지 못한 취재방법으로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은 <알 권리>와는 분명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경희대 무역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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