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 소주만 고집하던 순창주민 머쓱
하이트 소주만 고집하던 순창주민 머쓱
  • 순창=우기홍기자
  • 승인 2005.12.13 15: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순창읍 소재 모 식당에서 지난해 12월 특정마을 주민들의 친목모임 자리에 참석한 박모씨는 일찍 자리 잡은 회원들이 마시고 있던 J회사 소주병을 기어이 치우고야 말았다.

 또 올해 관공서가 주최한 행사장에서도 관계자들이 무심코 준비한 역시 같은 J회사 소주병이 힘(?)있는 참석자들의 호통과 함께 치워지고 하이트 소주가 자리 잡았다.

 이처럼 순창주민들이 전북에서 생산되는 소주(속칭 자도주)를 사랑하는 마음은 어찌 보면 절대적이기도 하다.

 하이트소주 1병을 소비하면 전북지역에 얼마의 혜택이 주어진다는 광고의 효과도 있었다. 물론 늦게나마 J회사도 같은 전략을 펼쳤지만 순창지역 소주애호가들에게는 먹혀들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7월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맥주시장의 57%를 점유하고 있는 하이트맥주와 소주시장의 55%를 차지하고 있는 진로소주의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조건의 주요내용은 하이트맥주와 진로의 결합기업은 앞으로 5년간 맥주와 소주의 출고원가(세금제외)를 소비자물가 상승률 이상 올리지 못하는 것이 주요 골자이며, 현재 이 두 기업은 통합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로써 하이트소주나 진로에서 생산하는 참진이슬로(속칭 참이슬)가 모두 사실상 한 기업에서 생산되는 술이 되며 또한 진정한전북 자도주의 개념도 모호하게 됐다.

 각종 망년회로 술자리가 많아지는 요즘 그동안 괜히 주변을 의식하며 참이슬을 슬그머니 주문하거나 애향심을 내세우며 하이트소주만을 고집하던 애주가들만 머쓱하게 된 꼴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