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만한 곳] 진안군
[가볼만한 곳] 진안군
  • 진안=김용진 기자
  • 승인 2005.12.1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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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산의 돌탑

자연이 만든 최고의 걸작이 마이산이라 한다면 인간이 만든 최고의 걸작은 역시 마이산의 탑군이 아닌가 생각된다.

자연석을 차곡차곡 쌓아 마치 송곳처럼 정교하고 태산처럼 위엄있게 주탑인 천지탑을 정점으로 조화의 극치를 이루며 줄줄이 배열되어 있다. 마이산 북쪽에 위치한 이 탑은 당초 120여기가 있었다고 전하나 현재는 80여기가 남아 있으며 폭풍이 몰아쳐도 흔들리기는 하나 무너지지는 않는 신비함을 간직한 탑이다.

이가운데 천지탑은 규모가 더욱 우람하고 조형이 아름다워 단연 탑중에 으뜸으로 골짜기의 가장 위쪽에 조성되어 아래의 모든 탑들을 호령하는 듯이 서있다.

◇ 하늘과 땅이 숨쉬는 은수사

천황문을 지나서 내려오면 직립한 숫마이봉의 절벽아래에 은수사가 있다. 나도산과 암마이산으로 삼면을 휘감은 은수사의 앞 터에 서면 바람이 무수한 나뭇잎을 아래에서 위로 쓸어올리는 보기든문 자연 현상을 볼 수 있다. 그 모습이 마치 땅이 숨을 쉬듯 하늘이 숨을 토하는 듯 보인다. 이곳에서는 고드름이 하늘로 솟아오르는 기이한 현상도 나타난다.

은수사의 또다른 볼거리는 사찰 마당에 있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줄사철나무(제380호)와 청실배나무(제386호). 청실배나무는 키 15m에 가슴높이 둘레가 2.8m에 이른다. 조선 태조인 이성계가 심었다고 전해지니 청실배나무의 나이는 600여 년으로 짐작된다.

사찰 이름도 태조가 이곳의 물을 마시고 물이 은같이 맑다고 하여 지어졌다고 한다. 또한 이성계가 꿈에 나라를 다스리라는 금척金尺(모든 제도의 표준을 뜻하는 것으로 군왕의 상징)을 받았는데 알고 보니 꿈속에 나온 산이 여기 마이산이었다는 꿈 이야기를 담은 그림‘몽금척도(夢金尺圖)’가 이 사찰내 태극전에 있다. 은수사는 조선을 개국한 이성계와 이렇듯 인연이 깊은 절이다.

한편 은수사에는 1년에 단 하루 동짓날이면 멀리 서쪽으로 마두봉 구멍을 통해 비치는 신비한 석양빛이 비춘다고 한다.

◇ 금당사

마이산 석탑에서 500m쯤 내려오다보면 금당사에 이른다. 삼국시대 말기에 무상화상과 마이산 남부 진입로에서 마이산을 오르다보면 매표소를 조금 지나서 왼쪽에 금당사가 있다. 금당사에서 1.4킬로미터를 올라가면 마이산 탑사가 나온다. 신라 헌강왕 2년(876년) 혜감대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지금의 자리에 새로세운 것은 1675년(숙종1)때 것이다.

극락전에는 수천년이 넘은 은행나무를 깎아서 만든 금당사목불좌상(지방유형문화제 18호)과 가로 5m, 세로 9m 크기의 괘불탱화(보물 1266호)가 있다. 이 괘불탱화는 1997년 8월 8일 보물 제1266호로 지정됐다. 1682년(숙종 8) 명원(明遠)·조지연(趙志淵)·비근(比近) 3인의 화원이 마포(麻布) 위에 진당채(眞唐彩)로 그렸다. 커다란 광배(光背)를 배경으로 용화수 가지를 들고 서 있는 전형적인 보살의 모습으로 좌우에 조그맣게 열 구씩 총 이십 구의 화불이 본존불을 호위하듯이 배치되었다. 가뭄이 계속될 때 금당탱화를 걸어놓고 기우제를 지내면 비가 왔다는 전설이 있다. 괘불탱은 일반적인 불화와는 달리 주로 야외의식에 쓰이며 평균 높이가 10m 정도의 초대형으로 평소에는 말아서 보관한다. 또한 이곳에는 고려 시대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당사 3층석탑(지방문화제자료 122호)이 연못 안에 놓여 있다.

◇ 위로 크는 ‘역고드름’

은수사 청실배나무아래 겨울철 정화수를 그릇에 물을 떠 놓으면 가운데서 얼음기둥이 하늘로 솟아 오르는 역고드름이 나타난다. 이름하여 거꾸리 고드름.

은수사와 돌탑군 주변에 그런 현상이 자주 일어 나고 있다.

예전에는 거꾸리 고드름을 보고 마이산에 심취한 사람들이 심령의 발로(發露)라 일컫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우뚝 솟은 암수마이봉 사이에서 급격한 공기의 대류현상으로 공기가 위로 빨려 올라가는 효과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정안수를 떠 놓고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 물이 얼게되면 부피가 팽창하여 약간 위로 얼음이 튀어 올라오면서 융기현상이 일어나는데 4km이상의 골을 타고 위로 상승하면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속에 머금은 습기가 정안수에 닿으면서 고드름을 위로 키워나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이 거꾸리 고드름 앞에서 기도를 하면 기도를 하면 소원이 잘 이루어진다고 하여 추위에 아랑곳 않고 사람들이 줄을 선다.

◇ 마이산 등산로

산 전체가 국가 지정 명승 제12호로 지정된 마이산은 자연의 가장 많은 표현이 담긴 곳이다. 673m의 암마이봉과 667m의 수마이봉으로 이뤄진 마이산 주변을 등산하다보면 자연의 신비감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마음 속에 긷든 신비감을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는 도립공원 마이산으로 겨울 등산을 떠나보자.

○ 오감여행 마이산 등산코스

겨울 마이산은 햐얀 눈위에 솟은 봉우리가 먹물을 찍은 붓 같다하여 문필봉(문빌봉)이라 불린다. 문필봉을 볼 수 있는 겨울 산행코스는 다양하다. 일반적인 코스로 돌탑군 주변의 마이산을 오르는 길은 두갈래가 있다. 차량으로 들어가는 진입로는 북부 주차장쪽과 남부 주차장 두곳이 있다.

북부진입로는 전주-진안간 국도와 바로 연결됐다. 이곳 북부들머리에서 시작한 암마이봉(673m)과 숫마이봉(667m) 사이의 잿마루(천왕문)를 넘는 길은 걷기 편하게 나무계단으로 돼있다. 왼쪽 숫마이봉으로 나 있는 돌계단을 따라 끝까지 오면 엄마봉 아빠봉이 만나는 천황문이 나온다. 이곳에는 큼직한 화엄굴이 있다. 치성을 드리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화엄굴은 숫마이봉의 끝.

이제 암마이봉으로 이어진 짧은 길을 따르면 계단을 따라 내려가 은수사로 향한다. 은수사 경내에는 이성계가 먹다 뱉은 씨에서 싹을 틔웠다는 청실배나무(천연기념물386호)를 구경할 수 있다. 또한 이곳은 겨울철 하늘을 뻗쳐 어는 거꾸리고드름으로도 유명하다. 은수사 아래쪽으로 가면 유명한 돌탑군을 만난다. 암마이봉 남쪽 절벽 아래, 크고 작은 80여기의 돌탑이 신비감을 더해주는 곳이다. 탑사를 따라 내려오면 마지막 코스인 금당사가 있다. 괘불탱화(보물 1266호), 1천년이 넘은 통은행나무로 만든 본존 아미타여래불상 등이 금당사의 관전 포인트. 금당사를 끝으로 남부마이산에 도착한다. 이렇게 북부마이산-천황문(화엄굴)-은수사-마이산탑과 탑돌군-금당사 순으로 총 6km 구간의 소요시간은 3시간 정도. 남부진입로는 그 반대 순이다.

한편 보다 다채로운 마이산의 모습을 보려면 종주산행을 추천한다. 마령면 원강정에서 보흥사를 거쳐 광대봉을 올라 능선을 타고 천황문, 화엄굴, 은수사, 마이산납과 탑사, 금당사, 나옹암등을 둘러보며 남부주차장 또는 북부 주차장으로 하산한다. 12월 눈 덮힌 벚꽃나무가지들이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고 있어 눈쌓인 기암괴석과 어우러져 한폭의 수채화를 보는 것 같다. 종주코스는 5-6시간 정도 소요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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