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파워] ⑤ 여성 CEO시대
[우먼파워] ⑤ 여성 CEO시대
  • 김효정기자
  • 승인 2006.01.02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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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중 이어지는 도내 경기침체 현상으로 기업인들의 경영애로가 극심하다. 고유가 및 환율급등으로 여전히 경기침체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 가정에만 머물던 여성들이 경제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 남성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건설, 제조업 분야에도 진출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직 여성CEO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병술년 새해를 맞아 도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각 분야의 여성기업인들의 내실있는 기업체 운영과 이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 등이 고려되야 할 시점이다.

 ▲ 도내 여성경제인 현황

 통계청이 발표한 2003년 사업체기초통계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도내에서 활동 중인 약 12만개의 사업체 중 여성사업자는 4만4천여명으로 37.4%에 이른다.

 하지만 업종별로는 여전히 숙박·음식업, 도·소매업, 개인서비스업 등이 주를 이루고 있어 여성들의 경제활동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는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여성들이 생업전선에 뛰어들면서 생계형 창업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 또 남편의 명예퇴직 등으로 가족형 창업이 늘고 있으나 경험이 없어 일찍 폐업을 하거나 소규모로 운영되는 영세상인들이 많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여성들이 각 분야 기업체의 리더로서 역량을 발휘하면서 침체된 경기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전북지회에 따르면 현재 전북지회에 등록된 도내 여성기업대표 회원들은 총 62명. 이는 도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경제인들의 숫자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치이지만 현실적으로 여성이 기업체를 이끌고 있는 경우가 많지 않고, 명의만 여성으로 등록하고 실제로는 남편이나 아들 등 남성들이 운영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이들 중 제조업이 37%, 건설업 24%, 도·소매업이 18% 순으로 집계 돼 제조업, 보건 및 사회복지사, 건설업 등의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기업인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어 업종도 다양화 및 세분화되는 추세에 있다.

 지난해 7월 서울에서 열렸던 여성경제인의 날 행사에는 도내에서 활동 중인 여성CEO 4명이 모범여성경제인으로 선정 돼 교육인적자원부장관표창, 산업자원부장관표창 등 여성기업유공자 표창을 받기도 했으며 전북지회 자체에서도 건실한 운영으로 매출증대를 이룬 우수여성기업체 2곳을 선정해 표창하는 등 도내 여성기업인들의 성장이 날로 가속화 되고 있다.

 ▲ 여성기업인 지원을 위한 대책

 전북지방중소기업청과 한국여성경제인연합회 전북지회는 다양한 분야의 여성창업을 활성화하고 여성기업의 안정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여성경제인들을 위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여성창업보육센터 운영과 창업경진대회 등 여성의 창업기반 구축을 위한 창업자금지원 및 관련 강좌들을 마련해 창업활동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패션·디자인 여성기업의 국내외 판로확대 지원과 e-Biz, IT 분야 등 여성유망직종을 발굴 육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00년에 시작한 전북여성창업보육센터에는 현재 5개 업체가 입주해 여성 예비·신규창업자들을 위한 집중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보육공간과 각종 시설 설치비 및 운영비를 일부 지원하고 세무·회계관련 상담, 지역 소상공인 지원센터와 업무협정을 통한 창업강좌 및 상담 등이 이뤄지고 있다. 그동안 이 곳을 거쳐간 여성창업자들 중 일부는 타 지역으로까지 사업을 확장해 여성 CEO로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경우도 있어 여성경제인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디지털 전문화 교육, 문화산업창업교육, 캐리어우먼 창업, 전문가양성교육 등 여성창업강좌를 실시하고 있으며 특히 우수한 고학력 여성의 창업을 촉진 하기 위한 산·학연계 창업 촉진 프로그램도 운영중이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정미택 회장은 “어려운 경제상황이지만 여성들이 경제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경기회복을 위한 역량을 모을 필요가 있다”며 “여성경제인의 범위를 확대하고 여성기업인들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인터뷰- (유)세명산업개발 배종순 대표

 “여성이기 때문에 혜택을 받고 여성이기 때문에 어려운 일은 없습니다. 당당히 실력으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할 따름입니다.”

 (유)세명산업개발의 배종순 대표(48)는 여성으로서 드물게 건설분야에 종사하면서 도내에서 인정받고 있는 여성CEO중에 한 사람이다.

  23년전 ‘대진전기조명’이란 상호로 시작한 그의 사업은 지난1990년도에 전기공사면허를 취득하면서 지금의 사업체로 확장하게 된 것. 당시 소형차 한대를 사기 위해 가볍게 시작한 일이 지금은 하나의 기업체로 커나가 당당히 제 몫을 해나가고 있다.

 “건설분야가 여성으로서 하기 힘든 사업입니다. 그러나 남편을 불의의 사고로 잃은 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됐죠. 두 아이의 엄마로서 기업체의 대표로서 두 몫을 해나가는 것이 만만치 않지만 어느 한쪽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소중한 나의 일입니다.”

 현재 그의 사업체는 연간 도급액 100억이상의 공사를 수주하며 도내 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의 건설현장과 도내에 지어진 대부분의 아파트의 전기공사를 맡아 해 올만큼 지역에서 탄탄하게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렇게 커나가기까지 많은 시련과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는 한번도 희망의 끈을 놓아본 적이 없다.

 “현재의 위치에 오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과욕은 나를 지게 만든다는 일념으로 마음을 비우고 하나씩 하나씩 채워나가며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그는 현재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전북지회 부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후배여성경제인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싶어서다.

 “현장에서 일하면서 느끼는 것은 기관들의 실질적인 도움이나 법의 실효성이 무척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여성경제인들을 위한 표면적인 법문이나 혜택들이 전혀 도움이 못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죠. 선배로서 이런 어려움들을 해결해 나가면서 젊은 여성기업인들을 위해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는 그는 앞으로도 여성기업인으로서 당당히 제 몫을 해나가며 많은 여성경제인들과 함께 걸어나갈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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