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법개정, 교육 흔들려서는 안돼
사학법개정, 교육 흔들려서는 안돼
  • 한기택
  • 승인 2006.01.10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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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가 몸싸움을 벌리는 등 후진적인 온갖 추태를 다 보이며 통과시킨 개정 사학법이 내년 7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사학법인들은 개정 사학법이 사학의 건학이념과 자율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밝히고, 위헌소송을 제기하였으며, 천만인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등 강경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 맞서기나 하듯이 정부가 ‘비리 사학’운운하며 ‘전면 감사’와 ‘검찰 수사’를 들고나서는 것은 모양세가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아쉬움이 든다.


정부와 여당은 사학법 개정은 ‘개방형 이사제가 사학 비리 근절을 위한 ‘안전장치’라고 밝히고, 개방형 이사가 4분의1에 불과해 결정권은 없지만 교비횡령 등의 불법과 부도덕한 행위는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행법과 막강한 감사기능과 예산권을 가지고 있는 교육부가 일부 사학의 부도덕한 행위와 비리를 척결할 수 없을 정도로 무능하냐고 묻고 싶다.


지금 비리와 연관돼 관선이사가 파견된 학교는 전국 2077개 사립학교 중 1.7%인 35개교밖에 되지 않는데도, 옥상옥(屋上屋)의 법규를 밀어붙이기 식으로 만들어서 평지 풍파(平地風波)를 만드는지 이해가 안 된다.


여기서 사학법의 개정안에 대해 걱정되는 점을 몇 가지 살펴본다.


첫째로 사학의 재산권과 자율 경영권의 침해가 우려된다.


교육기본법 제25조와 사립학교법 제1조에 ‘사립학교 설립목적의 존중, 다양성, 자주성, 공공성’에 대해 명시하고 있다. 극히 일부 사학의 비리를 척결하기 위해 헌법과 법이 보장하는 사학의 재산권과 자율 경영권이 침해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둘째로 개정 사학법이 위헌적인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교육부의 자문변호사 4명 가운데 3명이 ‘개방형 이사제 도입’ 과 ‘이사장 친인척과 배우자의 학교장 취임 금지’는 위헌 소지가 있다고 밝힌바 있으며, 사립대학과 사립 중?고교의 이사장과 총장, 학부모, 학생 등 15명은 사립학교법의 위헌(違憲) 여부를 가려달라는 헌법소원을 헌법재판소에 냈다.


셋째로 사학 운영의 열의 저하가 우려된다.


1981년부터 학교에 쏟은 사재만도 1000억 원은 족히 된다는 어떤 사학 설립자는 사학법 개정안이 통과된 후 “학교 세운 것을 후회한다”고 술회(述懷)했다. 사학이 건학이념에 맞는 교육을 시키지 못할 정도로 위축된다면 누가 출혈을 해가며 투자하겠는가?


넷째로 학교운영의 혼란과 편파적 교육의 가속화가 우려된다.


교직원 면직 사유에 ‘노동운동을 한 경우’를 제외함으로써 교사의 노동운동이 비교육적으로 전개되거나 학교 운영의 혼란과 편파적 이념교육이 가속화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끝으로 찬?반 양립으로 교육현장의 갈등이 걱정된다.


지금과 같이 찬·반 갈등이 계속된다면 교육의 혼란, 정치의 혼란, 사회의 혼란이 계속되지 않을까 걱정 된다.


하버드대나 프린스턴대 등의 이사회에 동문대표가 참여하는 것은 일반적이다. 하지만 정부가 법을 정해서 이사진의 얼마를 반드시 개방형으로 채우라고 요구하는 일은 없다.


정부와 여당은 법의 공포 절차까지 끝냈다고 해서 강자의 힘으로 교각살우(矯角殺牛)하는 우(愚)를 만들어서는 안 되며, 사학도 살고, 야당도 살고, 여당도 살수 있는 아량(雅量)의 정치, 넓은 정치, 상생(相生)의 정치를 펼쳐야 한다.


경찰공무원법 개정 파문 때에 노무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대신 여당이 2월 임시국회에서 재개정을 추진하기로 하고 수습한 ‘전례’가 있음을 써본다.


국민을 경외(敬畏)하는 마음으로, 초심(初心)으로 돌아가 서로 양보하며 상생(相生)하려는 의미 있는 정치와 행정을 기대해본다..


<좋은교육운동본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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