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촌을 살리는 길
농산촌을 살리는 길
  • 전성군
  • 승인 2006.03.12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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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농업.농촌은 사양 산업 그리고 왕따 농촌이 되어가고 있다. 그것은 개성과 특징 없는 농산촌의 산 들녘이 연속된 공간을 의미한다. 그런 공간에서 사는 사람들이 행복하고 인간다운 삶의 질을 누리며 살 수 있을까. 물론 지금도 살고 있고 앞으로도 그런 농산촌에서 살아가야 한다고 체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농산촌은 우리가 가꾸고 지키고 알리는데 따라 상당부분 변화될 수 있다.

우리 농산촌은 단적으로 말해 너무 단조롭다. 농산촌의 매력 가운데는 오래된 전통에서 풍겨 나오는 자연적인 향기가 있다. 인정 어린 훈훈함이 있어야 하고 생태환경과 농특산물과 전통문화의 조화가 농산촌 곳곳에 남아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농산촌을 보자.

인간다운 훈훈함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아껴줄 수 있는 공간, 전통적인 정서와 낭만의 농산촌이 어디에 있는가. 이런 삭막한 농산촌에서 우리는 살아 왔고, 살아가고 있다. 60년대부터 근대화론에 입각한 성장제일주의만을 위해서 희생했고 그 결과가 오늘 한국 농산촌의 총체적 위기로 귀착되고 있다.

이제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아스팔트길과 화려한 농산촌 축제만이 바람직한 시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쉼 없이 달려온 그 길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온고지신의 지혜가 필요할 때다.

선진국의 경우 고도성장 이후 농산촌의 발전과 생태환경을 잘 조화시켜 나가지 않았던가. 생태경관계획을 세우고 지역경관 가꾸기를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주는 비전을 제시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우리는 지금까지도 경제효율을 위해 농산촌의 생태환경을 소멸시키고, 인간다운 삶을 누리지 못하게 하고 농산촌 환경을 악화시켜 왔다. 결국 우리가 농산촌 거주인구를 감소시키고 농가소득이 쇠퇴한 죽은 농산촌으로 만들지 않았나 반성해 본다.

농산촌 문제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보자. 우리가 어려서 뛰어 놀던 동네와 옛 모습은 지금 빈집으로 홀로남아 그 흔적만이 남아 있다. 커다란 농산촌 학교와 놀이터주변에도 모텔건물이 우뚝 솟아 부조화를 연출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에게나 농산촌의 전통문화에 있어 모두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는 이제 이 같은 농산촌을 문화와 전통이 숨 쉬는 살맛나는 농산촌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농산촌 곳곳에 전통놀이시설을 확충하고, 마음이 아름다워지는 곳(생태체험), 몸이 아름다워지는 곳(천염염색), 영혼이 아름다워지는 곳(인심)으로 가꾸어 아름답고 생태적인 농산촌으로 가꾸어야 한다.

이러한 농산촌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자연주의 브랜드로 승부를 걸자. 즉 자연환경 파괴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는 관광시설 중심의 하드웨어적 개발을 가급적 지양하고, 지역 고유의 특성이나 자연자원을 최대한 활용한 상품화 시도다.

둘째, 방문자 중심의 8거리의 테마개발이다. 즉 개별농가 중심, 숙박중심의 관광에서 탈피하여 '자연환경+농특산물+전통문화'를 토대로 먹거리+볼거리+쉴거리+알거리+할거리+놀거리+일거리+살거리 등 8거리 자원을 개발하는 것이 도시와 교류하는 농촌 활성화 전략이다

셋째, 마을가꾸기의 오감(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활용이다. 즉 그 지역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특성을 발굴하여 관광객을 감동시켜야 한다. 그리하여 8거리와 오감의 복합화를 통한 농산촌테마개발을 서두르자.

넷째, 마을가꾸기 6원칙을 지키자. 즉 농촌역사와 경관과 지역을 즐길 수 있는 개발, 환경보전이나 휴양에 기여할 수 있는 개발, 지역분위기에 조화될 수 있는 디자인, 지역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투자, 농촌관광에서 이익을 얻은 자의 책임의식, 마케팅과 계몽활동의 필요성 등이다.

다섯째, 우리지역 돌아보기를 통해 5가지 질문을 던져보자. 즉 우리지역은 경쟁력이 있는 농산물과 블루오션이 존재하는가, 이 농산물을 생산-수확-유통하는 과정이 조직화되어 있는가, 농산물 유통에 우수한 인력을 배치하고 유통시설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 지역농산물의 브랜드화 및 자연자원 상품화를 위한 예산확보와 제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 농가-농협-행정은 협력을 통해 자체계획을 수립하여 외부자금의 유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

따라서 농산촌의 상징성을 지키고 농산촌를 발전시키는 사업은 지방 정부와 중앙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주어야 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사업성과 공공성의 조화로 이어질 것이다.

이러한 방법이 21세기 농산촌으로서 국제화에 대처하고 환경친화적이면서 삶의 질을 높이는 농산촌 가꾸기가 될 것이다. 생태환경과 8거리를 토대로 한 농산촌 개발은 경제적으로 더욱 높은 효율을 우리에게 돌려줄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도시와 농촌을 이어주는 가교이자 생활 속에서 행복을 찾는 교훈이기 때문이다.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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