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야미도 육지로 변신
군산 야미도 육지로 변신
  • 군산=정준모기자
  • 승인 2006.03.1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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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대년를 풍미했던 가요 ‘바다가 육지라면…’이 온전한 현실로 돌아왔다.

 16일 대법원이 새만금사업의 재개를 결정하자 군산 옥도면 야미도 주민들은 ‘바다가 육지라면…’으로 시작되는 노랫말을 읊조렸다.

 새만금간척사업 제4호 방조제가 부분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수백년간 섬이었던 야미도와 신시도 등이 육지로 변했으나 2.7㎞의 미연결 구간 때문에 부안방면으로는 통행할 수 없었다.

 한국농촌공사 새만금 사업단은 이날 “방조제 끝 물막이 공사가 모두 끝나면 군산은 물론 부안방면으로도 육로 통행할 수 있다”면서 “아직 추락 등 위험이 있기 때문에 육로를 전면 개방할 수 없지만 조만간 공사를 끝내 섬주민들이 자유롭게 통행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91년 새만금사업이 시작된 지 15년만에 배로만 다녀야 했던 야미도와 신시도 등 일부 섬 주민들은 미연결 구간이 다음 달 연결되면 육로로도 어디든지 마음대로 다닐 수 있게 됐다.

 인근 선유도와 무녀도, 장자도 등과 함께 고군산열도를 이루고 있는 야미도는 면적 0.41㎢로 해방 이후 주민들이 늘어 한때 400여명을 넘었으나 지금은 30여 가구 100여명이 살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다음달이면 육로 통행이 가능하다는 소식에 흥분했다.

 스물도 안된 나이에 시집온 박소녀(60)씨는 “섬에 사는 애환은 섬사람들밖에 모른다”면서 “폭풍이 몰아치면 먹을 것이 없어 며칠씩 굶주려야 했고 고기를 잡으로 바다에 나간 남자들의 소식이 없을 때면 뜬눈으로 밤을 보낸 가족들의 고통을 누가 알겠느냐”고 말했다.

 토박이 이춘생(92)옹은 “배를 타고 군산에 나가다 폭풍우를 만나 숨진 주민들의 시신조차 찾지 못하는 일을 수도 없이 겪었지만 이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기뻐했다.

 야미도 이창길 이장은 “그동안 활어 등 어패류를 운반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려 큰 손해를 봤는데 방조제를 통해 육로 수송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시간 단축으로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반겼다.

 야미도에서 군산이나 부안 위판장까지 활어를 운반하는데 3시간가량 걸려 어패류가 죽거나 신선도가 떨어지는 바람에 제 값을 받지 못했던 주민들은 육로 수송이 본격화되면 30분 정도로 대폭 단축되는 점을 무엇보다 반기고 있다.

 주민들은 또 “4호 방조제가 시작되는 군산 비응도에 많은 관광객이 몰려와 부러웠는데 조만간 일반인들에게도 출입이 허용되면 야미도까지 찾아올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지지 않았다.

 폭풍주의보로 명절 때 오도 가도 못하고 응급 환자가 생겨도 손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한 것이 숱했는가 하면 목숨을 걸고 배를 띄웠던 섬마을 사람들만의 한(恨)이 풀리는 듯 했다.

 선유도와 장자도 등으로 이뤄진 고군산군도 섬들 가운데에서도 유독 파도가 거세 출어나 입항 때 위험을 감수하며 살았던 이곳 주민들은 바지락과 까나리, 각종 활어 등 어패류를 잡으면서 안전하고 관광객 증가로 경제적인 혜택을 누리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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