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국산담배 국내 유통 조직 첫 적발
'짝퉁' 국산담배 국내 유통 조직 첫 적발
  • 승인 2006.03.2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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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된 더원ㆍ레종 45만갑 수입…유해물질 최고 9배 함유
중국에서 만들어져 유해물질 함유량이 진품에 비해 최고 9배나 많은 가짜 국산담배를 국내 시장에 무더기로 유통한 일당이 적발됐다.

위조된 외국담배가 국내에 판매되다가 적발된 사례는 종종 있었으나 가짜 국산담배 유통 실태가 들통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3일 국산담배인 것처럼 위조된 중국산 담배를 밀수범으로 넘겨받아 시중에 내다판 혐의(상표법위반)로 정모(40)씨 등 4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 등은 지난해 12월 초 부산항으로 밀반입된 가짜 국산담배 78박스(3만8천500갑)를 넘겨받아 경기도와 부산, 마산, 대구지역 유흥업소와 슈퍼마켓, 당구장 등 30여 곳에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더원'과 `레종' 등 2종류의 상표로 중국에서 위조된 가짜담배를 1갑당 500원에 사들여 소매업소에 1천600원씩 받고 넘겼고 소비자들에게는 정품과 같은 2천500원에 팔린 것으로 조사됐다.

국정원, KT&G와 공조수사를 벌인 경찰은 가짜담배 900박스(45만갑)가 지난해 12월 초 밀수입돼 일부만 중간 판매책인 정씨 등에게 넘겨졌고 나머지는 다른 경로를 통해 시중에 유통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정씨 등이 소매업소에 공급한 78박스 가운데 팔리고 남은 32박스(1만6천갑)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위조된 담배를 보면 더원의 경우 무지개마크 길이가 진품보다 약간 짧고 레종은 케이스 색깔(파란색)이 진품보다 더 짙다.

또, 담배 보루는 접착 부분을 뜯었을 때 풀이 칠해진 방법이 다소 차이가 있으나 케이스가 진품과 거의 같아 흡연자들이 직접 피워보기 전에는 가짜 여부를 좀처럼 구별하기 힘든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위조담배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더원의 니코틴, 타르 함량이 0.92㎎(진품 0.11㎎), 9.2㎎(1.06㎎)이고 레종은 니코틴 0.96㎎(0.3㎎), 타르 9.63㎎(2.96㎎)으로 정품보다 3∼9배나 많은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경찰은 정씨 등의 여죄를 추궁하는 한편 구체적인 위조담배 유통 경로와 전체 규모 등을 파악하기 위해 위조담배 생산 및 밀수입 조직을 추적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광역수사대는 이날 북한과 동남아시아산 저가담배를 수입해 담배지정판매업소가 아닌 길거리에서 판매한 혐의(담배사업법위반)로 김모(34)씨 등 12명을 불구속입건하고 담배 1천20박스(51만갑)를 압수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2004년 11월부터 최근까지 원가 150원(1갑) 정도의 외국담배 3천박스(150만갑)를 수입하거나 보따리상을 통해 들여와 서울 종로 지하도와 탑골공원 등에서 1갑당 500원∼1천원에 팔아 8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팔아온 라오스산 `패스', 북한산 `평양', 중국산 `영지', 베트남산 `비티'등 20여종의 담배는 국산담배보다 니코틴ㆍ타르 함량이 3∼10배 가량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무등록 판매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이 미미하기 때문에 길거리 판매가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지적했다.

KT&G 관계자는 "그동안 유명 외제담배만 위조됐는데 국산담배 판매순위 4, 5위인 더원과 레종이 위조됐다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다. 위조담배 구별대책을 세우고 있으니 소비자는 지정된 담배판매업소에서만 구입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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