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외국인노동자선교센터
전주 외국인노동자선교센터
  • 남형진 기자
  • 승인 2006.03.26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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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 이주노동자 및 이주여성의 인권보호와 지위 향상을 위한 제반의 활동을 전개하고 평등한 노동의 권리와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단체가 있다.

 지난 1996년 6월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전북노회, 전주노회 전주근로자선교상담소 부설기관으로 첫 출발을 한 외국인 노동자 인권, 선교단체의 역할을 수행해 오고 있는 전주외국인노동자선교센터가 바로 그 단체다.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보장과 평등한 노동의 권리와 인간다운 생활을 확보하는 것이 전주외국인노동자선교센터가 지향하는 목표다.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인권보호 사업 전개

 전주외국인노동자선교센터가 외국인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대변하기 위해 전개하고 있는 사업 중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다.

 센터에서 실시되는 각종 상담의 유형은 산업체의 임금 체불에서부터 산업재해 피해보상, 의료 및 가정 폭력, 출입국 문제와 국제결혼, 폭행 등 외국인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부당한 행위라면 모두 그 대상으로 삼고 있다.

 지난 한해동안 센터에서는 노동 상담 127건을 비롯해 의료상담 40건, 출입국 관련 33건, 국제결혼 39건, 문화교육 24건, 기타 47건 등 총 310여건의 각종 상담활동을 벌여 외국인 노동자들이 처한 어려움을 해소해 왔다.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교육사업 진행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국내 생활에 적응하기 위한 한글 교육이다.

 센터는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자생력을 키워주기 위해 정기적으로 한글교실을 열어 우리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센터를 방문하기 어려운 이주노동자들을 위해서는 산업현장을 직접 찾아 한글 방문교육 교실도 비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주노동자들이 각자 근무하는 산업현장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컴퓨터 교실반을 만들어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에 수업을 열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 대상 의료지원 활동

 대부분 산업연수나 불법 체류자의 신분으로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노동자들의 경우 질병이나 산업재해로부터 피해를 당했을 경우 제대로 된 의료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센터에서는 이같은 외국인 노동자들을 의료 사각지대로부터 구제하기 위해 예수병원내 외국인 노동자 무료진료센터를 개소, 다양한 의료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센터는 도내 체류중인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보다 폭 넓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현재 전주시의사회와 전북지역 외국인 노동자 의료지원센터를 개소하는 방안을 협의중에 있다. 

 ▲문화적 이질감 극복을 위한 다채로운 문화사업 추진

 고향을 떠나 머나먼 이국땅을 찾아온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다름 아닌 향수병이다.

 센터는 생전 처음 접하는 생활 습관과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문화적 이질감을 극복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수년째 진행하고 있다.

 6년째 이어지고 있는 새해맞이 외국인 노동자 사랑의 겨울여행과 8년째 계속되고 있는 추석맞이 이주노동자 문화한마당이 바로 그것이다.

 센터는 두 행사를 통해 외국인 노동자들의 도내 문화유산 답사와 전통놀이 체험 등을 통해 타국에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한국의 이미지를 환기시키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쉼터 운영

 여러가지 상황으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외국인 노동자들의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는 쉼터를 운영하며 재활할 수 있는 정보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식사와 잠자리 제공, 생활지원, 심리적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산업재해나 임금체불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산업현장을 이탈해야 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임시 보금자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주여성 문화교육과 네트워크 구성 사업 추진

 최근 일반화 되고 있는 국제결혼으로 인해 외국인 이주여성들의 입국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센터는 이같은 외국인 여성들의 국제결혼으로 인한 가정내 갈등의 원인 분석과 한국 사회 적응을 보조하는 문화 체험 행사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전통문화센터에서의 문화답사 활동과 한국예절교육, 부부클리닉, 한글교실, 여성종교단체 연대 세미나 등의 프로그램을 실시하면서 이주여성들의 국내 생활 정착을 돕고 있다.

 또한 전주지역내 이주 노동자들을 교회나 선교기관 등과 네트워크 형성을 통해 외국인 여성들에 대한 지역 사회의 관심을 이끌어 내고 있다.

 이주 여성 사회안정망 구축 등에 대한 주제발표와 세미나 등을 개최해 근래들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이주 여성 인권 유린 등의 사례에 대한 해결 방안 모색도 병행하고 있다.  

 ●전주외국인노동자선교센터 조용희 소장

 지난해 도내에서 발표된 등록 외국인은 모두 1만175명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이같은 수치는 10년 전인 1995년(2천874명)보다 2.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산업연수생, 유학생 등에서 이탈해 수도권 및 대도시에서 불법 체류자 신분으로 유입된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들까지 추산하면 발표된 숫자의 서너배는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숫자가 이처럼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여전히 차별과 문화 이질감, 인권침해 등을 개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실질적으로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고용한 일부 사업주들의 경우 신분상 약점을 악용해 임금체불과 폭력 등을 일삼고 있다는 사실이 상담을 통해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인식의 변화가 요구된다.

 또한 이들에 대한 문화, 의료, 교육 등 전반적인 분야에서 자치단체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요한 실정이다.

 국제 결혼이 일반화 되면서 이주 여성들에 대한 관심도 가져야 할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결혼을 통해 유입되는 이주 여성이 도내 전체 등록자의 3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이들이 국내에 정착해 우리 사회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문제를 바라볼 때 흔히 지나쳐 버리기 쉬운 것이 바로 2세들에 대한 문제다.

 우리가 코시안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부르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2세들은 여전히 차별성과 배타성 측면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불과 몇년전만해도 한국인 여성과 결혼한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는 비자가 없다는 이유로 국제결혼 자체가 거부되기도 했다.

 특히 이들의 자녀는 아빠가 불법체류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주민등록에도 오르지 못하는 등 소위 사생아로 취급됐었다.

 부모가 한국인이 아니라고 해서, 한국인의 피가 한 방울도 섞이지 않았다 해서 이들에게는 오랫동안 차별을 감수해야 하는 운명이 강요됐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같은 차별과 배타적 성향은 개선돼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 풋볼 선수 하인즈 워드 선수를 보면 국제결혼 2세로서 엄청난 차별과 배타적 눈총에 시달렸지만 지금의 하인즈 워드를 그 누구도 혼혈아라고 업신여기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를 대단한 의지의 소유자로 높이 평가하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존귀하며 인권을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불법 체류자의 자녀라고 해서, 외국인이 부모라고 해서 차별받는 시대는 구시대적인 사고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국제화를 외치며 세계속의 선진국 대열을 향해 달려가는 우리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라면 이제는 소외되고 차별받는 외국인 노동자들과 그들의 2세들을 따뜻한 손길과 마음으로 보듬어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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