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장 파격 행보에 경찰 변화
이청장 파격 행보에 경찰 변화
  • 김강민기자
  • 승인 2006.04.03 1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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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선 전북경찰청장의 파격 행보가 전북경찰을 변화시킬지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이 청장은 흐트러진 조직 기강을 바로 잡고 실추된 도민 신뢰를 회복시키는 한편 저하된 직원 사기를 고취시키기 위한 일석삼조의 방안을 추진중이다.

 이 청장은 지난 2월 고향인 전북 치안 총수라는 중책을 맡으며 의욕적인 출발을 다짐했지만 취임 초기부터 잇따라 발생한 자체사고로 도민 신뢰가 바닥까지 추락하고 직원들의 사기 저하와 불평 등으로 큰 위기 상황을 맞았다.

 현직 경찰관들의 잇단 성추행 파문, 수사 청탁과 관련된 금품 수수 등 일부 직원들의 잘못으로 조직 전체의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게 되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감찰 기능을 강화하고 자정결의대회를 갖는 한편 혹시라도 발생할지 모르는 실수마저 방지하기 위해 직원 전체에 금주령까지 내렸다.

 이로 인해 지난달 경찰 정기인사로 이뤄진 각과 직원들 간의 송별회 회식자리에 술 대신 음료수가 등장했으며, 직원 하나하나가 자신의 업무에 한치 흐트러짐이 없도록 근무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청장의 파격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있다.

 일부 직원들의 잘못으로 야기된 조직의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는 건 인정하지만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청렴 경찰들이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다는 불평이 일자 이를 위한 당근을 제공하고 나선 것.

 감찰을 강화하고는 있지만 적발이 아닌 예방에 주력하며 직원 개개인의 실수에 대해서는 너그럽게 용서하고 있으며, 매주 수요일이면 참모들을 경찰서 및 지구대, 근무 현장 등으로 보내 일선 경찰관들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건의사항을 청취하도록 하는 등 지방청과 일선 경찰서의 호흡을 맞추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이달부터는 지방청 내 모든 직원들의 생일을 파악한 뒤 자신의 사재를 털어 일일이 케이크를 배달시키는 등 직원 사기 고취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해 놓았다.

 실제로 3일 생일을 맞은 박훈기 정보2계장은 청장이 보내준 케이크를 받은 뒤 “청장님께서 직원 한명 한명의 생일까지 모두 챙겨주시니 모처럼 일할 맛이 난다”며 즐거워 했다.

 직원들이 점심 식사를 마치고 약간 허기가 느껴질 시간인 3시에 맞춰 케이크 배달을 시킨 이 청장의 세심한 배려가 한바탕 홍역을 치른 뒤 ‘병고’에 시달리던 전북 경찰에 맞춤 치료약이 될지 지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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