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아인협회 전북협회
한국농아인협회 전북협회
  • 남형진 기자
  • 승인 2006.04.0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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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해 사회적으로 차별받기 쉬한 장애우들을 돕기 위해 지난 1980년 12월 설립된 사단법인 한국농아인협회 전북협회는 도내 청각, 언어 장애인들의 복지와 관련된 제반 연구·계획·교육사업 자원봉사 활동을 전개해 오고 있다.

 협회 설립 목적을 보면 사회적으로 소외되기 쉬운 청각·언어 장애인들의 사회적 진출을 돕고 경제적, 문화적 지위를 높여 복지사회 건설에 기여한다는 취지다.

 이들은 오늘도 도내 8천여명에 이르는 청각·언어 장애인들의 어려운 사회 진출을 위한 조력자 역할에 충실하고 있으며 인간으로서의 생활의 질적 향상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농아인협회 전북협회가 말하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들을 소개해 본다.

▲전국 최초 수화통역센터 설립

 전북지역 청각·언어 장애인들이 새로운 세계로 도약하기 위한 시작이 바로 지난 97년 7월 전국에서 처음 만들어진 수화통역센터다.

 수화통역센터는 의사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도내 청각·언어 장애인들의 복지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커다란 계기가 되었다.

 언어·청각 장애인들을 위한 뉴스, 선거, 병원, 관공서, 경찰서, 법원 및 실생활 등에 수화통역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주거, 노동, 교육, 문화,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생활의 질을 향상시켜주고 있다.

 전북수화통역센터는 지난해 김제, 남원, 전주, 군산, 익산 등의 지역에 6개 수화통역센터 설립하는 기초가 됐으며 올해 정읍과 부안에도 수화통역센터가 설립돼 도내에는 현재 총 8개의 수화통역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장애인 임산부 해산 서비스 센터 운영

 지난 99년부터 전국에서 최초로 장애인 임산부를 대상으로 해산 서비스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산부인과 방문시 동행하고 장애 임산부와 아기의 생명과 직결되는 다양한 검진 및 설명을 통역하는 것은 물론 장애 임산부에게 해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해산시 산후 조리 도우미 알선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 한해동안 장애 임산부 해산 서비스 센터는 병원 방문 174회를 비롯해 산후 조리 알선 345회, 출산 도움 23건 등 총 541차례에 장애 임산부들에 대한 도우미 활동을 벌였다.

 ▲청각·언어 장애인들을 위한 정보화 및 수화 교육

 청각·언어 장애인들이 소외되기 쉬운 정보의 세계와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컴퓨터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문맹농아인들에게 국어와 수화교육을 실시해 보다 나은 사회구성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수화와 농아인들에게 관심을 가진 일반인들에게도 수화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만 65건의 교육 실적을 보이고 있다.

 ▲자원봉사자 교육 및 농아노인회 효도관광

 한국농아인협회 전북협회는 지난해 매달 대학생들이나 수화를 배운 자원봉사자들을 대상으로 기본적인 수화교육 및 자원봉사 활동의 의미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수화를 배운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꾸준한 교육을 통해 보다 나은 서비스를 줄 수 있는 봉사자를 양성하기 위함이다.

 또한 같은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농아회원들을 대상으로 여행을 통한 친목을 도모하는 동시에 삶의 활력소를 불어넣어 주고 있다.

 지난해에는 38명의 농아 노인회원들을 대상으로 2박3일 동안 홍도와 흑산도 효도관광도 추진했다.

 ▲여성 농아회원 취미교실 운영

 여성 농아들에게 아름다움의 가치를 일깨워 주기 위해 취미교실의 일환으로 메이크업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피부를 창조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성 농아회원들에게 성숙한 아름다움과 개성을 줌으로써 여성으로서 삶을 영위해 나가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해 6월 2주 과정으로 운영된 여성 농아회원 메이크업 교실은 큰 호응을 얻었으며 올해도 실시될 예정이다.

 ▲농아 회원 사회성 교육

 농아 회원들이 일반인과 다름없는 사회인으로서 적응해 나갈수 있도록 연합수련회와 체육행사 등을 통해 장애 극복과 회원들간 단합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무주에서 회원 120명을 대상으로 연합수련회를 개최, 서바이벌 게임 및 래프팅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회원들간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과 친목을 도모했다.

 농아인의 삶의 자세, 건청인의 사회이해, 직장생활에 대한 예절 및 성취 동기 부여, 복지정보 제공 등의 내용을 중심으로 강연을 실시해 사회생활에 적응력을 높여주고 있다.

 (인터뷰)한국농아인협회 전북협회 문현성 협회장 

 지난 92년에 한국농아인협회 전북협회 협회장이라는 직책을 맡은지 10년이 훌쩍 지나가버렸습니다.

 저 자신도 말 못하고 듣지 못하는 농아인으로 농아인들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그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많은 사업들을 펼쳐왔습니다.

 어려서 열병으로 청력을 잃고 그로인해 말도 못하게 됐던 기억을 생각하면 그때 제대로 치료받지 못했을까 하는 마음에 안타깝기만 합니다.

 하지만 나 자신의 안타까움 보다는 그런 자식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시던 어머님의 모습을 떠올리면 마음 한켠이 아직도 뭉클해져 옵니다.

 장애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며 장애를 가졌다고 해서 부끄럽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말 못하고 듣지 못하는 장애를 비뚤어진 시각으로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인식이 오히려 장애보다 더 높은 장벽이 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현재 전북지역에만 8천여명에 이르는 언어·청각 장애인들이 있습니다.

 이들을 바라보는 부모들의 심정은 아마도 어릴적 저의 어머니의 심정과 하나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 부모들도 장애를 가진 자식들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냉정한 시각에 가슴을 치며 아파했을 때가 한두번이 아닐 것입니다.

 농아인들을 두번 아프게 하는 이같은 인식은 이제는 바뀌어야 할 것입니다.

 건청(말이 꼴이는 장애) 농아인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상황에서 농아인들에게 사회 참여의 기회를 더 많이 제공했으면 하는 것이 가장 큰 바람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건청인들과의 원만한 의사소통이 될 수 있도록 수화통역 서비스가 현재보다 더욱 확대돼야 할 것입니다.

 도내에는 아직 농아인들을 위한 전용 복지관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임기동안 도내 농아인들을 위한 전용 복지관을 갖는 것이 개인적인 소망이며 또한 8천여 농아인들과 그 가족들이 간절한 바람일 것입니다.

 농아인들도 말 못하고 듣지 못하는 장애를 탓하고만 있지 않아야 합니다.

 장애를 극복하려고 노력해야 만이 건청인들과의 사회 생활에서 적응해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한번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농아인들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편견이 없어지기를 바라고 농아인과 건청인들이 하나되는 그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간절히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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