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된 시민의식 요원
성숙된 시민의식 요원
  • 김강민기자
  • 승인 2006.04.17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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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오전 전북지방경찰청 내 기자실에서 열리기로 예정됐던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이 경찰의 출입 봉쇄로 무산됐다.

 지난 12일 화물연대 전북지회의 기자회견이 경찰의 과잉대응으로 길거리에서 진행된데 이어 또다시 같은 내용의 건의 기자회견이 취소되면서 경찰과 시민단체간 논란이 일고 있지만 ‘표현의 자유’가 도마위에 올랐다.

 과연 공공기관 기자실에서 해당 기관과 관련된 부정적이거나 일방적인 내용의 기자회견은 못하도록 막아야 하는 것인가.

 ‘정당한 표현의 자유를 봉쇄한 것’이라는 시민단체의 주장과 ‘경찰조직 전체의 도덕성을 실추시킬 수 있을 만큼 중대한 사항에 대한 왜곡된 주장을 펼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경찰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경찰이 합법적인 집회·시위를 진행하는 노동자들에 대해 폭력을 행사한 것은 물론 이에 대한 항의를 위해 열려는 기자회견마저 강제로 막았다”고 성토하는 반면 경찰측은 “시민단체들이 주장하는 경찰의 폭력 진압은 확인 결과 근거 없는 주장으로 일방적으로 경찰을 매도하는 기자회견을 다른 곳도 아닌 경찰청사 내에서 열리게 할 수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누구의 주장이 옳고 그른지를 떠나 이번 사태가 서로 자신들의 주장만을 내세운 채 조금의 양보도 하지않으려는 심각한 집단이기주의로 인해 발생한 것 같아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문제가 됐던 사항에 대해서 당사자들 간에 대화나 조율은 거의 시도하지 않은채 언론을 상대로만 자신들의 주장이 옳다면서 서로의 일방적인 입장 표명을 하려는 행태는 자칫 ‘표현의 자유’가 왜곡되지 않을까 우려감이 든다.

 왜 경찰은 시민단체 사람들에게 당시 진압상황을 설명하며 ‘폭력 경찰’이라는 그들의 주장이 터무니 없음을 납득시키지 못하는지, 또 왜 시민단체측은 자신들의 주장이 근거 없는 일방적인 사항이 아닌 정당한 항의인지를 수긍하게끔 하지 못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상대의 의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은 채 단지 자신이 속한 조직의 입장에만 맹목적으로 동조하며 상대를 억누르는 것이 과연 진정한 승리일까?

 상대의 입장에서 당시의 정황을 생각해보고 최선의 합의점을 찾는 것이 토의에 기본임은 초등학교 학생들도 아는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다.

 자신들의 주장만을 내세우는 시민단체나 경찰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라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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