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와 매니페스토
5·31 지방선거와 매니페스토
  • 이병렬
  • 승인 2006.04.3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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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시작된 지방선거도 이제 한 달 밖에 남지 않았다. 그동안 각 정당별로 치루어진 후보자 경선도 거의 마무리되면서 후보자의 윤곽이 나타나고 있다. 지방자치는 지방선거를 통하여 실시된다. 지방자치는 그 동안 중앙정부의 일선행정기관으로 취급되었던 각급 지방행정단위에 대하여 정부로서의 지위를 부여하여 지역문제를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주민 스스로 해결하는 제도를 말한다. 분권화와 자율성, 그리고 참여를 주축으로 하는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기초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기초단위에서부터 민주주의를 생활화함으로서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기 위하여 무엇보다도 지방선거가 바람직한 선거문화를 통하여 이루어짐으로서 지방자치의 토대를 구축하는 것이다.

 한국 지방자치단체의 운영에 나타난 문제점은 지난 2월 9일 감사원이 발표한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감사 자료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전국 2월 10일자 신문에 게재된 지방자치단체의 운영에 있어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가장 주요한 요인은 단체장을 비롯한 지방자치단체 의원들을 위한 선거시 선거공약이 책임있고 또한 구체성이 적시되어 제시되지 않았으며, 또한 유권자들도 선거공약에 대한 관심보다는 지연, 학연, 혈연, 또는 금권에 의한 투표 성향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의 선거공약은 신뢰를 받지도 못하고 또한 선거 후에는 유권자는 물론 후보자도 관심이 아주 낮다.

 이러한 차원에서 우리가 새롭게 변화를 추구해야 될 곳은 지방정치이다. 지방은 가장 기초적인 공동체의 정치단위로서 우리의 삶의 뿌리가 태생된 곳이며 또한 발전의 원동력을 제공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방정치의 발전이 중앙정치의 발전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는 인식에 지방선거를 종래의 중앙정치의 구태의연한 틀이 아닌 매니페스토(Manifesto)에 의한 정책선거를 실시함으로서 한 단계 발전시키고자 하는 차원에서 매니페스토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메니페스토(참공약 선택하기)운동은 5?31 지방선거의 정책목표를 ‘지역발전’ 과 ‘책임지는 선거문화의 정착’에 두는 동시에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회의원들은 사회통합을 바탕으로 지역공동체 회복을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이 실현될 수 있는 좋은 정책들이 경쟁하도록 함으로써 우리나라 지방정치 수준을 한 차원 높여 나가고 주민의식을 새로운 시대에 맞추어 개혁해나가는 발판이 되고자하는 사회운동이기도하다.

 선거시 후보자나 정당에 의하여 유권자에게 호소하는 선거공약의 일종인 매니페스토는 본래 라틴어가 그 기원이다. 이 매니페스토가 일반 공약과 다른 점은 선거공약의 목표치를 구체적이고 확실하게 내세워 실현을 위한 재정적 근거와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으로 “선거공약에 기간, 목표, 공정, 재원 나아가 우선순위라는 구체적 계약을 담는 것” 을 말한다.

 앞으로 선거가 더욱 본격적으로 전개되어 가는 과정에서 광역?기초단체장을 비롯하여 광역?기초의원 입후보 후보자들이 경쟁하듯 많은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들을 득표 전략으로 삼아 쏟아낼 것이다. 실현 가능성과 재정의 뒷받침을 고려하지 않고 중앙정부일과 국가시책까지도 무분별하게 지방선거용으로 각색하여 나올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한 지역의 대표가 되겠다고 나선 후보자들이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정책을 내 놓는 것은 당연하다. 이제는 달라져야한다. 꿈같은 계획이 담긴 비현실적이고 검증할 수 없는 정책공약은 더 이상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후보자들의 자질이나 능력, 도덕성, 청렴성등도 포함한 검증의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선거공약 검증뿐 아니라, 우리사회에 뿌리 깊게 퍼져 있는 갈등을 해소하기위한 사회적 합의를 위해 반대위주의 시민사회를 대안위주의 문화로 전환하기 위한 운동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지역발전을 위한 새 패러다임을 제공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 또 이번 지방선거에서 미래의 희망을 만들어 나가는 좋은 정책과 공약들이 경쟁하면 지역을 살릴 수 있고 발전시킬 수 있다는 운동임을 인식시키는 노력도 중요하다.

 이번에 실시되는 5?31 지방선거에서부터 지역대결이 아닌 뉴 패러다임에 의한 책임있고 신뢰할 수 있는 정책공약 제시를 통한 국민과의 계약인 “참공약 선택하기(매니페스토)” 선거를 전개하여 한 단계 향상된 새로운 한국의 정치문화를 창출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가길 기대한다.

<우석대학교 문화사회대학장,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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