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을 즐기자
월드컵을 즐기자
  • 승인 2006.06.18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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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컵 열기로 지구촌이 들끓고 있다. 매경기 때마다 국가별 희비가 엇갈렸다.

 월드컵 본선 첫 경기인 ‘토고전’을 역전승으로 장식한 태극전사들이 내친김에 FIFA랭킹 5위인 프랑스를 잡고 16강으로 직행한다는 각오다. 원정경기 16강 진출의 기대를 국민은 키우며 두 번째 경기인 프랑스전에 온국민이 이목을 집중시켜 목이 터져라 응원했다.

 국민은 월드컵 사상 ‘본선 원정 첫 승리’의 기쁨을 연장, 16강의 꿈을 키우고 있다. 당연히 경기의 승패에 집착하고 있다. 과장하자면 국민의 응원 열기는 전쟁을 치루는 형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16강 진출을 기원하는 가운데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한 박지성 선수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축구선수를 좋아하지 축구를 즐기지 않는다.” 마음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월드컵 경기마다 이기고 지는 승패에 집착한다. 결국 축구를 즐기는 사람이 그만큼 많지 않다는 해석이다. 이러다 보니 경기에 승리하면 태극전사들은 영웅으로 화려하게 포장된다. 반면 경기에 패하면 곧바로 ‘한국인의 투지가 약하다’ ‘기량이 떨어진다’ 등 지탄의 표적으로 돌변한다. 박지성 선수의 “월드컵을 즐기자”는 주문은 스포츠가 담고 있는 의미 중 하나를 생각케 한다.

 오늘 프랑스전을 앞두고 전북축구팬들은 응원이벤트장소에서, 각 가정에서 밤을 붉게 태웠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프랑스전’을 놓고 세계축구계에서는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로 표현하고 있다. 각종 FIFA의 통계를 놓고 볼 때 주관적인 의미의 ‘실력’ 외에 객관적 자료인 ‘몸값’을 따져보면 쉽게 이해되는 부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전에 출전할 ‘레블뢰 군단’ 선수들의 몸값은 적어도 2천400억원(이적료 합 기준)을 크게 웃돈다.

 우리는 2006 독일월드컵을 통해 수 천억 원에 달하는 세계적인 선수들의 뛰어난 기량을 즐기는 여유를 갖고 한 달간 펼쳐지는 월드컵 레이스를 감상하는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 그렇다 보면 우리 태극전사에 대한 국민의 애정도 더욱 아름답게 꽃 필 것이다. 태극전사들도 심적 부담에서 벗어나 능력 이상의 기량을 발휘하여 더 좋은 결과를 국민에게 선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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