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도내 곳곳에 수해 우려 지구가 많이 도사리고 있어 관계당국 뿐만 아니라 주민들까지 마음을 조리고 있다. 현재 도내 수해복구 현황을 보면 지난해 집중호우로 파손된 도로와 다리,하천 등 2천563개소의 공공시설 가운데 현재 1천857개소만 복구되고 그 나머지는 손을 못 대고 있다고 한다.
물론 이처럼 많은 시설이 복구되지 못하고 그대로 방치된 이유는 예산확보가 안돼 그런 것으로 알고 있지만 또다시 장마철이 닥쳐 수해를 입게 된다면 국민의 고통이나 재산손실이 얼마나 될지 참으로 암담하기 그지없다. 뿐만 아니라 축대 붕괴를 비롯한 산사태 그리고 저지대 침수 등 장마철 위험지구는 너무나 많이 도사리고 있어 앞으로 다가올 장마와 함께 우리의 불안은 더욱 가속되고 있다.
문제는 기본적으로 당국이나 국민이 천재지변에 대한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에 있다. 예산이 부족하고 일손이 달려 복구가 늦어졌다 해도 두 번 이상 손해를 입는 일이 반복된다면 이것은 하늘의 탓이라기 보다는 우리 스스로 잘못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옛 부 터 진 인사 대 천명(盡人事 待天命)이라고 사람이 할 수 있는데 까지는 다한 뒤 하늘의 뜻을 기다리라는 것은 무엇보다도 천재지변의 가장 큰 덕목이요 필요조건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 주변엔 만경강과 동진강을 끼고 있는 김제시와 익산시,부안군 등 저지대 농경지 수만ha와 전주시내 저지대 주택가의 침수 역류지역에 대한 대비가 안돼있어 올 여름 장마의 피해를 면하기는 어렵게 되어 있다. 지금이라도 이러한 침수 상습지역에 대한 충분한 안전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며 만일에 대비한 모든 준비를 철저히 해두지 않으면 아니 될 것이다. 항상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로 나온다면 더 이상의 걱정이나 우려는 없을 것이란 점을 다시 한번 천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