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벌파문을 타산지석으로
체벌파문을 타산지석으로
  • 군산=정준모기자
  • 승인 2006.06.2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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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불미(不美)스런 일들이 군산에서 자주 일어나는지 모르겠네요’

 지난 21일 군산S초등학교에서 발생한 교사의 체벌 소식이 전국적인 핫뉴스로 부각하는 등 파문이 확산하자 시민들의 탄식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도 그럴게 불과 수년동안 해마다 군산에서는 윤락가 화재를 비롯해 공직자들의 비위 등 차마 입에 담거나 생각하기 싫은 끔찍한 일들이 발생했다.

 그럴 때마다 군산의 이미지는 땅바닥으로 곤두박질하고 시민들의 자존심은 여지없이 깔아뭉개졌다. 출향인사들 역시 고향이 군산이라는 말을 하기가 겁났다고 털어 놀 정도였다.

 이런 판국에 또다시 이같은 일들이 터지면서 군산이 세인들의 입을 통해 회자되고 있으니 시민들의 처참한 심정이야 오죽할까. 한마디로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을 것이다.

 나운동에 사는 박모(46)씨의 “뉴스 매체에서 군산 소리만 나와도 가슴이 뜨끔뜨끔하고 얼굴이 화끈 달아 오른다”는 말에서 시민들의 심경을 읽을 수 있었다.

 시민들의 어투가 투박하다지만 마음이 따뜻하고 인심이 넉넉해 살기좋다는 군산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안타까운 맘 금할길이 없다.

 이 대목에서 한가지 우려의 목소리를 내지 않을 수 없다.

 일부 오점이 전체를 멍들게 하거나 세월이 흘러도 치유곤란한 치명적인 상처를 입혀서는 안된다.

 잘못된 부분에 대해선 응당(應當) 비난을 받아야하고 회초리를 맞고 반성을 해야 하지만 상처에 소금을 뿌린다든가 과거 아픈 구석을 끄집어내는 이른바 부관참시(剖棺斬屍) 식으로 군산 전체를 매도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어물쩍어물쩍 넘어가자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환부는 과감하게 도려내되 동심에 생채기 난 어린이들을 다독거리고 재발책을 마련하는 데 머리를 맞댔으면 한다. 또한 기우(杞憂)에 불과하겠지만 이런 일들로 우수한 교사들이 군산을 기피하거나 뜨거운 열정으로 가르침에 임하는 많은 교사들의 사기가 꺾이는 악영향을 초래해선 안된다.

 지나친 체벌로 파문을 일게한 문제의 교사 학교에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참고서를 사주거나 간식을 제공하고 급식비를 대신 내주는 고마운 선생님들도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가 살아 숨쉬는 군산교육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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