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문제에 모두가 관심을
교육문제에 모두가 관심을
  • 군산=정준모기자
  • 승인 2006.06.29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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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가 이문열이 지난 1987년 ‘문학사상’에 발표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라는 단편소설이 있다. 이 소설은 자유당 시설 초등학교라는 배경을 깔고 있는 데 시차와 무관하게 너무도 의미심장한 내용들로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이 소설속에는 엄석대, 한병태라는 두인물이 나온다.

 시골 초등학교 급장인 엄석대는 교활함과 같은 반 학생들의 기회주의 근성, 권력에 기생하는 변절적 순응주의 등으로 무소불위의 힘을 휘두른다.

 엄석대가 담임의 두터운 신임 아래 제왕으로 군림할 당시만 해도 동급생들은그 어떤 부당한 압력이나 횡포에 감히 대들지 못했다. 오히려 비위를 맞추거나 비굴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그도 민주적 의식을 가진 새 담임의 개혁 의지로 학생들에게 수모를 당하는 아픔을 겪게 된다. 그러자 동금생들은 하루아침에 날개 꺾인 새로 전락한 엄석대가 고향을 등질 만큼 모질게 대한다. 합리적·민주적 사고를 지녔던 한병태는 엄석대의 권위에 도전하지만 현실의 부조리에 좌절하고 만다. 최근 군산이 교사의 지나친 체벌 파문으로 초상집 분위기다. 교사의 체벌 소식이 수면위로 드러나자 교육청을 비롯한 언론사에는 봇물 터지듯 각종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

 문제는 자신의 신분은 밝히지 않은 채 특정 학교와 교사들을 정조준한 인신공격에 가까운 민망한 이야기들을 쏟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들이 말한 내용이 사실 일수 있다.또한 차제에 대수술을 통해 교육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데 동감한다. 하지만 빈대를 잡자고 초가를 태우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마녀사냥식의 여론몰이나 진위 여부와 상관없는 ‘카더라’ 통신을 이용한 유언비어 날조 등으로 교육계 전체를 매도하는 등 사회불신을 조장하는 행위를 경계하자는 것이다.

 이 기회에 냉철한 두뇌와 뜨거운 가슴으로 자녀가 몇반이고 담임선생은 누구고, 교과서에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고,학교 환경은 어떻고… 등 자신의 자녀 교육이나 지역에 얼마나 관심이 있었는지 되돌아 볼 시간을 가져보자.

 그리고 혹시 먹고 산다는 핑계로 아이들 교육을 전적으로 학교에만 맡겨놓고 방관은 안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자. 적어도 엄석대가 온갖 수모를 견디지 못하고 고향을 떠나는 불상사를 사전에 막자는 것이다. 교육문제, 더 이상 교육 관계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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