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주 도지사 부인 김정자 여사
김완주 도지사 부인 김정자 여사
  • 김효정기자
  • 승인 2006.07.10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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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김완주 도지사가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도정 업무에 들어갔다. 여러 자치단체장을 거쳐 도백에 안착한 그의 옆에는 항상 가족이 함께 있었다. 특히 그의 옆에서 보이지 않는 내조로 남편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되었던 부인 김정자(57)여사는 서로에 대한 굳은 믿음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말한다. 그의 집을 찾아가 4년간 전북도정을 맡아 이끌어 갈 김 지사 가족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 소박한 삶을 통한 가족사랑을 실천하는 남편

 현재 김지사 부부가 살고 있는 전주시 아중리의 한 아파트. 서른평 남짓한 이 집은 김 지사가 전주시장 재직시절 시관사를 처분하고 마련한 전세집이다. 여느 가정집과 별반 다를 것 없는 소박함이 이곳 저곳에서 묻어난다. 거실 중앙에 걸려 있는 가족사진은 이번 5.31 지방선거일에 모처럼 맘먹고 찍은 사진이다.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기가 좀처럼 쉽지 않아 투표 후 가족사진을 찍으러 간 것. “언론에서나 대외적 평가를 보면 남편이 무척 냉정하고 차가운 사람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더군요. 공과 사가 정확한 분이라서 아마 그런 이미지가 풍기나봐요. 하지만 집에서는 절대 그렇지 않으세요. 지금도 하루에 몇 번씩 집으로 전화를 하고, 서울에서 직장 다니는 아이들에게 잠자리 들기전 꼭 전화를 할 만큼 자상한 아빠랍니다.”

 항상 바쁜 남편 때문에 휴가는 비디오와 군것질 거리를 가득 챙겨 거실에서 지낸 경우가 태반. 영화를 좋아하는 남편과 아이들 덕분에 이번 5.31 선거 당일에도 가족사진 촬영 후 영화를 보러 갔단다. 또 아내의 생일을 한번도 잊은 적이 없으며, 눈이 오던 어느 날, 집으로 전화 해 아내에게 눈 소식을 알려 주는 남편은 로멘티스트이기도 하다.

 이렇듯 다정다감한 남편과의 만남은 김 여사가 해성 중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던 지난 76년 친구 소개로 이뤄졌다. 올해는 김 지사 부부가 백년가약을 맺은지 30주년이 되는 해로 공교롭게도 이번 선거기간에 결혼 기념일을 맞았다. 그러나 바쁜 선거운동 일정으로 결혼 기념일을 그냥 넘어 갔단다. 서운하지 않냐는 질문에 “도지사 당선이 가장 큰 선물이지요”라며 웃음으로 화답한다.  

 ▲ 사회봉사활동을 통한 보이지 않는 내조

 김 지사가 지난 73년 행정고시 합격 이후 정통내부관료와 행자부를 비롯해 고창군수, 남원시장, 전주시장 등을 역임하고 도백에 안착하기까지는 김 여사의 보이지 않는 내조도 한 몫을 했다.

 여러번의 선거를 치렀지만 이번 선거운동이 여느 때보다 가장 힘들었다. 하지만 그만큼 보람도 컸다. 남편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을 두루 다니며 도민들과 일일이 손을 잡아가면서 그들의 현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시장 선거와는 또 다르더군요. 시장선거 때는 전주시만 돌아다니면 됐는데, 이번 도지사 선거는 14개 시·군을 모두 돌아야 하니 활동 반경도 넓었지요. 남편이 전주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동안 저는 14개 시·군을 모두 발품 팔아가며 돌아 다녔어요. 군·면 단위까지 돌고 있으니 우리 농촌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다니는 동안 ‘남편이 도지사가 되면 할일이 참 많구나’ 라는 걸 깨달았어요.”

 사람이 떠난 농촌, 촌로들만 남아 생계를 이어가는 우리 농촌의 현실을 보며 마음 아팠다는 그는 사회복지 분야에 관심이 많다.

 김 지사가 전주시장 재직시절인 8년여 전부터 시작한 봉사활동은 이제 그의 삶의 일부분이 됐다.

 “이번 선거 기간 동안 전주의 사회복지 시설들은 그나마 형편이 낫다는 생각을 했어요. 군·면·읍단위의 작은 기관들은 너무나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그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작은 도움의 손길을 주고 싶어요.”

 또 도내 일간지를 비롯해 각 종 신문을 모두 읽는 것이 아침 일과의 시작이다. 남편과 관련된 기사를 스크랩 해 놓고 모니터 해 주는 것도 김 여사의 몫. 작은 것 하나까지도 세심하게 챙기는 김여사의 노력이 엿 보이는 부분이다.

  ▲ 함께 어우러지는 삶을 통한 사랑 나누기 실천

 지금은 직업란에 ‘주부’란 직함을 써 넣지만 한 때 중학교에서 과학 교사로 재직하기도 했었다. 3년여 동안 교직에 몸담았던 그 시절은 지금도 인생의 소중한 페이지로 장식하고 있다. 당시 학생들에게 엄한 선생님이었지만 그 때의 가르침을 잊지 않는 제자들이 지금은 사회 각 분야에서 제 몫을 당당히 해 나가며 잊지 않고 찾아 온다.

 “교직을 그만둘 때 무척 아쉬웠어요. 하지만 당시 육아시설이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상황이었고 시부모님이 편찮으셔서 어쩔 수 없이 그만두게 되었지요.”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일반화 되어 있는 요즘이지만 아직도 가정내 육아와 보육 문제가 자유롭지 않는 것에 대한 아쉬움의 표현이다.

 “여성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맘껏 펼치며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해 왔던 것처럼 도내 여성단체들과 함께 여성들의 문제를 고민하고 싶습니다.”

 김여사가 관심을 갖고 있는 또 다른 분야는 차문화를 통한 예절 교육이다. 8년전부터 차문화 협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생활예절과 전통예절을 익혀온 그는 아이들에게도 이러한 예절 교육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중리 아파트를 정리하고 이제 곧 중앙동에 위치한 도지사 관사로 들어가는 김 지사 부부. 김 여사는 새로운 보금자리를 소외계층을 위한 사랑방으로 꾸며 보고 싶다.

 “보육시설에 봉사활동을 자주 다니면서 알게 된 어린이들을 관사로 초청해 명절에 떡국도 같이 끓여 먹고 송편도 빚어 보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그의 표정은 벌써부터 어린 손님들 맞이 생각에 밝아진다. 또 그동안 해왔던 봉사활동도 계속 해 나가고 싶단다.

 “전주시내에 경로당이 몇 개 인줄 아세요? 550여개에 이릅니다. 이 곳을 모두 다니면서 목욕봉사, 식사봉사 등을 꾸준히 해왔어요. 앞으로 제가 가야 할 곳이 더 많이 늘어나 기쁠 따름입니다.”

 “시장 부인이었을 때나 지사부인이었을 때나 달라진 것이 없다”는 김 여사는 “앞으로도 사회 소외계층을 찾아가 그들과 호흡하며 함께 어우러지는 삶을 살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으로 이야기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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