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선택과 도덕적 해이
역선택과 도덕적 해이
  • 강광원
  • 승인 2006.07.1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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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속담에 ‘빛 좋은 개살구’라는 말이 있다. 모양은 그럴듯하지만 맛은 시고 떫기만 한 개살구에 빗대어 겉모양만 그럴듯하지 실속이 없을 때 쓰는 말이다. 서양 사람들은 이런 상황을 레몬(Lemon)이라는 과일에 비유하기도 한다.

 레몬은 안에서부터 상하기 때문에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이더라도 껍질을 벗겨보면 속이 상해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겉만 보고 속이 나쁜 개살구나 레몬을 선택하게 되는 이유는 정보부족에 있다.

  우리는 생활속에서 잘못된 정보나 불충분한 정보로 인하여 효율적인 선택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되는데 이를 설명하는 경제학적 개념이 ‘역선택(adverse selection)’이다.

  ‘역선택’이란 어떤 상품에 대한 각자의 정보가 서로 다를 경우 정보가 부족한 사람이 질이 낮은 상품을 선택하게 되는 상황을 말한다. 중고차시장을 예로 들어보자. 중고차를 팔려고 내놓은 사람은 차의 상태를 잘 알지만 중고차를 사려는 사람은 차의 겉과 속을 정확히 알기 어렵다. 실제로 중고차시장에는 겉모양은 그럴듯하지만 속은 딴판인 개살구 혹은 레몬과 같은 차들이 많이 나와 있다. 따라서 사람들이 중고차를 산 뒤 후회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역선택의 또 다른 예는 보험시장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보험회사는 사고발생 위험이 낮은 사람이 보험에 많이 가입해 주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사고발생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 보험에 많이 가입하게 되는 역선택의 문제가 나타나고 이로 인하여 보험회사의 수익이 줄어들거나 심지어는 적자를 보게 되는 경우도 있다.

  보험회사의 수익 감소 또는 적자는 보험에 가입한 사람들이 보험에 가입하기 전과는 다른 행동을 하면서 더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보험에 가입하기 전에는 사고예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던 사람들이 보험 가입 후에는 이러한 노력을 게을리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라고 한다. 도덕적 해이는 선택 또는 거래와 동시에 발생하는 역선택과는 달리 거래 이후에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보험뿐만 아니라 기업운영자와 주주, 정치인과 국민, 변호사와 의뢰인, 매니저와 가수의 관계 등에서도 도덕적 해이 문제는 발생할 수 있다.

  사회적 자원낭비와 비효율을 유발하는 도덕적 해이를 없애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도덕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와는 별도로 정보가 투명한 사회를 조성하고 계약을 정직하게 이행한 사람이 인센티브를 부여받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한국은행 전북본부 기획조사팀 과장>

  <지난 주 정답 및 당첨자>

  정 답 : ④ L(광의유동성)

  당첨자 : 백이영 님(전주시 완산구 삼천동), 배영란 님(전주시 덕진구 인후동)

  <이번 주 퀴즈>

  보험에 가입하기 전에는 사고예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던 사람들이 보험에 가입한 후에는 이러한 노력을 게을리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현상을 무엇이라고 할까요 ?

  ① 역선택 ② 도덕적 해이

  정답을 아시는 분은 한국은행 전북본부 이메일(jeonbuk@bok.or.kr)로 정답, 성명, 전화번호, 주소 및 우편번호를 기입하여 보내주십시오. 정답자중 2명을 추첨하여 소정의 기념품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당첨자는 다음 주 수요일 본 코너 또는 한국은행 전북본부 홈페이지(http://www.bok.or.kr/jeonbuk) ‘공지사항’을 통해 확인(다음 주 화요일)할 수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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