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처한 군산 구하기
위기에 처한 군산 구하기
  • 군산=정준모기자
  • 승인 2006.07.1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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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30만을 웃돌았던 군산시 인구가 심리적 마지노선이라는 25만 붕괴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그만큼 시세(市勢)가 약해지고 속된 표현으로 먹고 살기 힘들어졌다는 얘기다.

 물론 인구 감소가 비단 군산만의 문제가 아닌 수도권 일부 지역을 제외한 국내 전(全) 기초단체가 안고있는 현안인 점을 감안하면 마냥 호들갑을 떨거나 낙담 내지는 비관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 될 때로 되라는 식으로 막 살자는 것은 아니다.

 이상론에 치우친 어설픈 시책으로 인구 늘리기를 시도할 게 아니라 남아있는 시민들이라도 행복하게 잘사는 방법을 모색하자는 것이다.

 경제논리를 비켜가면서까지 공장 한 두개 유치에 열을 올리는 것도 좋지만 왜 시민들이 군산을 떠날 수밖에 없었는가를 성찰(省察)해보자.

 “군산만큼 이방(吏房)이 많고 자칭(自稱) 전문가와 말과 행동이 따로 노는 인사들이 설치는 도시도 드물다”는 한 지인의 지적이 너무도 가슴에 와닿는다.

 이러다보니 지역 발전을 위한 토론회나 각종 모임을 가봐도 틀에 박인 60∼70년대 유행가(?)가 여전히 판을 치고 있다. 알맹이 없는 소리가 그럴듯한 미사여구로 포장돼 대안으로 제시되거나 돈은 군산에서 벌면서 주거는 타지역서 하는 인사들이 군산 경제를 걱정하고 미래를 설계하고 심의하는 우스꽝스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에 국한됐지만 적어도 군산에서 태어나 성장해 근거를 둔 속칭 본토박이 인사들의 처신도 군산을 삭막한 도시로 바꾸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감탄고토(甘呑苦吐)식 생활태도는 말할 것도 없고 자신의 실익을 위해서라면 지역분열 조장과 음해, 유언비어 양산 등 지역발전에 배치되는 일에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회자하고 있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강자에게는 비굴할 만큼 저자세지만 약자에게는 위풍당당하고 제식구(토박이)에게는 인색·엄격하지만 남 식구에게는 지나칠 정도로 관대하다.

 이런 현상을 두고 일각에서는 일제 강점기 잔재로 대수술을 필요로 하는 군산의 난치성 질환이라고 한다. 이래서야 어디 군산을 동북아 거점도시, 21세기 희망찬 도시라고 할 수 있을까.

 작금의 군산은 서로 돕고 위하고 지역 발전을 위해선 작은 희생도 감내할 수 있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실한 중대차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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