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이 사교육 조장하나?
교육청이 사교육 조장하나?
  • nanchoigo 기자
  • 승인 2006.08.08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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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인가 아이들 교육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일부 부모들 때문에 사교육 열풍이 불어 월당 수백만 원에 이르는 고액과외 등이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왔다.

 이러한 사교육 문화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도내 모 교육청이 소수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고액의 해외영어캠프를 개설해 빈축을 사고 있다.

 이 영어캠프는 3주간 단기간으로 운영되면서도 개인이 부담해야하는 비용이 무려 243만 원이라는 고액으로 추진돼 사교육 척결에 앞장서야 하는 교육청이 오히려 조장(?)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기에 학생 선발과정에서도 지역 25개 학교장의 추천을 받은 42명의 학생들 중 시험 등을 통해 소위 ‘엘리트 학생’ 24명이 선발되면서 소위 ‘공부 잘하는 아이’ ‘있는 집 자식’ 등 특정계층 학생만의 잔치가 되어 버렸다.

 상대적으로 기회가 제공돼도 돈이 없어 참여할 수 없는 학생 등은 소외감에 젖을 수 밖에 없다.

 오전 영어수업이 끝난 오후 시간에는 문화관광으로 지역 유명 관광지를 방문하는 프로그램이 계획돼 영어능력향상을 위한 교육적 프로그램 보다는 해외여행을 경험해보지 못한 아이들의 호기심 충족을 위한 관광이라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특히 이번 영어캠프는 일반 학원이나 학교도 아닌 교육문제를 총괄하고 있는 교육청주관으로 추진돼 교육당국의 정책기조와 정반대로써 이해하기 힘들다는 분위기다.

 그 짧은 기간 수백만원의 경비가 소요되는 영어캠프는 요즘 같은 불경기에 일반서민들은 너무나 멀게만 느껴지는 이야기일 뿐 아니다. 부모입장에서는 ‘다른 아이들이 누리는 특권을 우리 아이에게는 해줄 수 없다’는 사회계층 간 위화감 조성과 아이들 입장에서는 환경 좋고 공부 잘하는 다른 아이와 차별화돼 아직 내적·외적으로 성장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심적인 위화감을 줄 수 있다. 

 어려운 경제사정 속에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아이들 학원 하나 변변히 보내지 못하고 허리를 졸라매야 하는 이웃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교육적 측면이 고려되지 않은 부유층 집안 자녀 중심의 해외영어캠프는 마땅히 제고되어야 할 것이다.  

 강범준기자 nanchoi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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