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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ergi 기자
  • 승인 2006.08.30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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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빗방울

 무주적상초등학교 4년 임다영

 

 내 방에 들어오려고

 창문을 두드리는 빗방울

 똑똑똑 똑똑

 

 하지 말라고 해도

 장난스럽게

 똑똑똑 또옥똑

 

 마치 친구가

 멀리서 왔다는 신호처럼

 또옥똑똑

 

 창문을 열어보니

 빗방울만 가득하게

 똑 똑또르르.

 

 ▲외할아버지의 흉터

 임실초등학교 3년 김지인

 

 내가 살고 있는 우리 나라는 북한과 남한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내가 태어나기 훨씬전부터 내가 우리 어머니 아버지가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그랬다고 합니다. 내가 알고 있는 세계의 다른 나라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께 이유를 여쭈어 보았더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끼리 전쟁을 일으켜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많은 시간과 돈을 낭비한 뒤, 결론이 나지 않자 휴전선을 만들어 남쪽과 북쪽으로 나누어졌다”고 하셨습니다.

 우리 외할아버지 등에는 커다란 흉터가 있습니다. 외할아버지가 나만할 때는 6.25 전쟁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총을 든 북한 군인들이 외할아버지가 살고 계시던 고향에 나타나 젊은 남자들을 끌고 가는 모습을 보고, 집으로 도망쳐 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숨을 곳을 찾아보았지만 마땅한 곳이 없었다고 합니다. 어린 마음에 끌려가면 죽는다는 걸 알고 외할아버지가 아직 불씨가 다 꺼지지 않은 아궁이 속으로 들어가 북한 군인들이 온 집안을 다 뒤지고 갈 때까지 참고 있다가 나오셨다고 합니다. 그 때 외할아버지는 등에 화상을 입어 목숨을 건졌지만 지금까지도 등에 흉터가 있다고 합니다.

 전쟁은 외할아버지 등의 흉터보다 훨씬 끔찍하고 아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6.25 전쟁을 겪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잃고, 친구를 잃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었습니다.

 나라를 책임지는 높은 사람들이 대화를 한다고 만나는 시간을 정하는 모습을 TV를 통해서 여러번 보았습니다 그때는 무얼 하는지, 만남이 왜 중요하지 잘 몰랐는데 할아버지 이야기를 듣고 난 지금, 그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조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나라를 책임지는 분들이 조금만 더 현명했다면, 힘이 있었다면 지금까지 아파하는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전쟁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도 없을텐데…….’

 평화적으로 대화가 잘 돼서 헤어져 있는 이산가족들도 만나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산가족들의 슬픔은 느껴보지 못했지만 보고 싶은 사람을 보지 못하고 그리워 하는 마음은 알고 있습니다. 이산가족의 아픔은 아마 그보다 더 슬픔일 것입니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유현상 장학사 심사평

 무주적상초 4학년 임다영 어린이의 ‘빗방울’ 동시는 마음의 여유가 있는 어린이로 자연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자세히 관찰하는 마음이 강한 것을 볼 수 있어요. 창문을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에 자신의 평화로운 마음이 왠지 가슴에 와닿습니다. 특히 똑똑 소리보다는 또옥똑 소리를 내니 뜻이 더욱 커지고 강해집니다. 즉 시에서만 쓸 수 있는 시어를 쓰면 더욱 강하게 나타내집니다. 노란 보다는 ‘노오란’, ‘폴짝’보다는 ‘포올짝’ 등, 어쩐지 동작이 커 보이지요?

 임실초 3년 김지인 어린이의 ‘외할아버지의 흉터’ 생활문은 요즈음 우리 주변에 6. 25 전쟁에 대해서 텔레비전이나 비디오, 선생님으로부터 이야기를 듣고서야 알게 되는 데 지인 어린이는 바로 곁에 있는 외할아버지로부터 겪고 있으니 얼마나 6.25 전쟁이 비참하지를 누구보다도 잘 표현되어 글이 생동감이 듭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 나라만 남북으로 갈려 있는 불행한 민족입니다. 같은 민족이요, 같은 나라이기에 하루 속히 통일이 되어야 합니다. 외할아버지의 흉터를 볼 때마다 이산 가족의 만남을 볼 때마다 통일의 마음을 가지게 되어 하루 속히 통일이 오는 그날이 오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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