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아트페어 이대로는 안된다
전북아트페어 이대로는 안된다
  • 김효정기자
  • 승인 2006.09.13 1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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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아트페어가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심각한 혼란에 빠져 있다.

 전북미술협회가 ‘미술 견본 시장을 통한 도내 미술시장의 활성화, 청년작가 발굴’이라는 목표아래 지역협회에서는 처음으로 전북아트페어를 야심차게 시작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았다. 그러나 올해까지 그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갈팡질팡 하고 있는 모양새다. 해마다 바뀌는 행사 운영은 전북아트페어가 제자리를 잡기 위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으며 일정한 규칙마저 없어 보여 그 위상정립에도 문제가 되고 있다.

 올해 전북아트페어는 청년작가들의 부재와 시장성 약화 등으로 올해는 중견작가들과 함께 행사를 치뤘다. 덕분에 작품판매와 관람객 유치에는 어느정도 효과를 본 듯 하지만 숫자로 보여지는 성과와 달리 참여 작가들이 느끼는 심리적 박탈감은 상대적으로 컸다.

 가장 심각한 것은 시장형성이 전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도내 산업기반이 약한데다가 구매자들의 미술견본 시장에 대한 개념 또한 정립이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행사의 결과는 이미 답이 나와 있는 상태였다.

 또 작품가격 책정부터 판매 등 모든 것을 작가에 의존하는 현 시스템도 문제다. 작가와 구매자를 조율할 수 있는 일원화 된 통로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일부 작가들은 작품의 가격을 곧 ‘자존심’과 결부시켜 높은 가격을 책정, 고집했다. 행사를 준비하는 운영위원측의 치밀하지 못한 행사운영과 작가들의 구매동향 분석 실패를 비롯해 관계기관의 무관심 등도 다시 한 번 재고해야 할 부분이다.

 우스개소리로 이번 아트페어를 통해 득을 본 사람들이 있다면 “작품을 끼워 넣은 액자집, 작가들이 뒷풀이를 하는 막걸리집, 전시 축하를 위해 보내오는 화분을 판매하는 화원들”이라며 “미술작가들이 역으로 도내 경제를 활성화 시켰다”고 자조섞인 농담을 건네기도 한다.

 작가들의 사기진작과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아트페어라는 형식은 필요하다. 하지만 명분과 발전없이 단순한 행사용으로 전락해서는 곤란하다. 기관의 지속적인 관심과 운영주최의 치밀한 기획과 운영, 참여 작가들의 적극적인 관심 등이 어우러 질 때 미술 견본시장 확립이라는 본래의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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