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영화시장의 새로운 과제
우리 영화시장의 새로운 과제
  • 이세리
  • 승인 2006.09.2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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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 우리 가슴을 찡하게 했던 영화 ‘시월애’. 2002년 영화 ‘시월애’는 할리우드에 리메이크 판권을 팔았다는 흥미로운 소식을 전해왔다. 그리고 2006년 6월 이 영화는 ‘레이크 하우스’라는 제목을 달고 미국시장에 개봉된다.

 비롯 임신으로 무산되기는 했지만 줄리아 로버츠의 출연 의사로 이미 뜨거운 관심행렬에 들어섰고, 또 원작의 감독인 이현승 감독이 직접 연출을 할 수도 있다는 소식과 함께 ‘스피드’로 호흡을 맞춘 키아누 리브스와 샌드라 블록이 12년만에 다시 같은 작품에 출연을 하는 등 여러 가지로 시끌벅쩍한 시간이 4년이나 지난 뒤이다. 2001년 ‘조폭마누라’를 시작으로 우리 영화들이 해외마케팅을 시작한지 5년만의 일이기도 하다.

 많은 언론을 통해 우리는 그 동안 해외시장에서 사랑받는 우리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다. 그 중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알 수 는 없지만 그래도 우리 영화에 대한 해외시장의 관심이 예전에 비해 깊어지고 있는 것 같기는 하다. 동양의 담백한 정서가 서양의 역동적인 드라마가 만나 시장성을 더해가고 있다는 평가다.

 첫 리메이크 작 ‘레이크 하우스’ 역시 개봉 한달만에 총 수입 4천90만 달러를 기록하며 나름대로 흥행에 성공하기도 했다.(이 영화의 총 제작비는 4천 만 달러로 알려져 있다.)

 과자봉지 하나, 뮤직비디오 한 장면, 드라마나 오락프로 심지어 광고까지 무조건 남의 것을 받아들이기만 하는 줄 알았던 우리 입장에서 볼 때 간만에 목뒤에 뻣뻣이 힘 줄 수 있는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지금 할리우드는 한국 리메이크의 두 번째 작 ‘마이 쌔씨 걸(My Sassy Girl)’을 준비하고 있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도 너무 익숙하고 흥미로웠던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리메이크 판. ‘러브 미 이프 유 데어’를 연출한 프랑스의 얀 사무엘 감독이 이미 시나리오 각색작업을 끝낸 상태이며 주연배우를 캐스팅 한 후 올해 안에 촬영에 들어 갈 예정이라고 한다. 할리우드에서 제작하는 영화를 이미 일본에 배급시장까지 예약해 두었다 하니 또 한 번의 엽기적인 돌풍을 기대해 볼 만 하다.

 맨 처음 리메이크 시장을 개척했던 영화 ‘조폭마누라’ 역시 ‘내 아내는 갱스터’라는 제목으로 ‘세렌티피티’를 쓴 마크 클라인의 손에서 새로 태어 날 준비 중이라 한다.

 또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는 대만 출신의 감독 저스틴 리가 연출을 예약했으며 최민식이 연기한 오대수 역에 숀팬과 러셀 크로우가, 유지태가 연기한 이우진 역엔 존 쿠잭이 오르내리고 있다.

 그 밖에 나라의 현실에 맞추어 미국과 맥시코의 국경지대로 자리를 바꾸는 ‘공동경비구역 JSA’와 영화 ‘중독’, 힙합스타 레드 맨과 레소드맨이 주연으로 확정 되 화제를 모으고 있는 ‘광복절특사’까지 한동안 우리는 익숙한 내용의 이야기를 다른 느낌으로 볼 수 있는 재미에 빠질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마냥 좋아할 수 만은 없는 일이다. 2002년부터 2004년까지 붐이 일던 리메이크 세일즈는 2005년부터 소강상태에 접어 들기 시작했다. 또 ‘선생 김봉두’, ‘령’, ‘인형사’, ‘달마야 놀자’ 같은 작품들은 판권 판매 이후 특별한 진행없이 계약이 만료되어버리기도 했다.

 미디어는 제2의 시장을 만들어 내는 윈도우이펙트(windoweffect) 효과가 뛰어난 산업이다. 우리는 이제 국내에서 만이 아닌 국제무대에서 우리에게 보이는 이 관심을 어떻게 키워나갈지에 대한 고민을 구체적으로 해야 할 때인것이다. 한국영화 관객 천만시대. 극장점유율 60%이상의 꿈을 이룬 우리가 해결 해야 할 새로운 과제가 생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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