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화, 충무로를 습격하다
한국만화, 충무로를 습격하다
  • 이세리
  • 승인 2006.10.11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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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동안 침체되어왔던 한국 출판만화계가 새로운 아이디어뱅크로 떠오르고 있다.

 2006년 강풀의 ‘아파트’를 시작으로 B급달궁의 ‘다세포소녀’, 그리고 올 추석 개봉한 허영만의 ‘타짜’와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강풀의 또 다른만화 ‘바보’까지 지금 충무로는 한국만화 원작영화 프로젝트로 후끈거리고 있다.

 이미 드라마로 제작 된 ‘궁’과 ‘풀 하우스’가 톡톡히 재미를 보고 난 후 제작사들은 한국만화를 더욱 눈여기 보기 시작한 것이다.

 인터넷작가 강풀은 지난 3년간 연재한 만화 ‘아파트’, ‘타이밍’, ‘순정만화’, ‘바보’와 함께 연재중인 ‘26년’까지 모조리 팔아치웠고 인터넷작가 강도하 역시 ‘로맨스킬러’, ‘위대한 캣츠비’를 모두 팔았다. 또 대가 작가 허영만 역시 그의 대표작 ‘타짜’, ‘각시탈’, ‘식객’이 영화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한국만화를 향한 충무로의 연정은 어디서 온 것일까? 우리는 그 시초를 인터넷 작가 강풀의 작품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그의 만화가 한 페이지 당 수백만 건의 뷰를 기록하면서 만화라는 매체의 대중성이 재평가 받기 시작한 것이다. 90년대 이후 침체기로 접어들어 연재만화 한권을 애가 닳게 기다리고 기다려 이미 이 전권의 내용을 잊어버리면 나오곤 했던 출판만화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또한 인기리에 연재되고 있는 만화들은 소개의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충무로에 질 좋은 상상력을 보여주고 있다.

 만화 매체의 상상력이 넓어지면서 이미 기획했던 많은 아이템들이 만화로 나와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새로운 시나리오를 개발하는 것보다 공인된 양질의 원작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라는 데 동의하는 분위기다.

 과거 한국영화에서 보기 힘든 캐릭터들이 등장하면서 90년대 중반부터 대중적인 인기를 모아오면 왕가위감독의 영화나 무라카이 하루키, 무라카이 류 등의 소설이 한국에 서서히 먹히기 시작하는 현상도 그것을 대표하는 것이다.

 물론 만화영화의 원작열풍 이면에는 블록버스터시대를 맞이하면서 자본력과 기획력히 급격히 커진 충무로의 힘이 자리하고 있다. 이전 한국영화들에서 보았던 만화적 상상력이 더 이상 현실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릴 적 본 ‘우뢰매’ ‘백터맨’등의 어린이 영화를 기억해 본다면 지금의 영화계 규모가 급성장하면서 만화콘텐츠를 영화화하는 시스템이 받쳐주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한국만화계 역시 90년대 침체기를 거치면서도 질적, 양적 성장은 꾸준히 거듭해 왔다. 이제 만화를 엔터테이먼트 산업의 원기지로 확대함으로써 산업의 가능성을 꾸준히 확장할 수 있을 때가 온 것이다.

 하지만 아직 우리는 무작정 환영하고 반기기만 해서는 안된다. 올 초 ‘아파트’와 ‘다세포소녀’가 기대 이하의 반응을 보여줬던 것을 생각하며 만화적 상상의 영화화가 효과적으로 대중화 상업화 될 수 있는 방법들을 꾸준히 개발해야 할것이다.

 원작의 힘도 힘이지만 영화화 되었을 때 얼마나 색다른 재미를 주느냐가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타짜’가 추석 극장가를 강타했다는 소식이 연일 신문에 보도 되고 있다. 즐거운 이 소식으로 우리나라 만화와 영화가 행복한 동행길을 오래오래 갈 수 있는 방법을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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