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남 한국언론학회 차기회장
권혁남 한국언론학회 차기회장
  • 박기홍 기자
  • 승인 2006.10.15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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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남(51)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지난 14일 한국언론학회 실시의 차기(34대) 회장 선거에서 조맹기(56) 서강대 언론대학원 교수를 누르고 당선됐다. 학회 내실화와 양극화 해소, 이를 통해 ‘함께 하는 언론학회’를 만들겠다는 그의 공약이 저변의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후문이다.

 권 교수의 당선은 50년에 가까운 학회 역사상 처음으로 배출한 지방 출신 회장이라는 점에서 국내외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그는 또 언론관련 3대 메이저 학회(한국언론학회, 방송학회, 언론정보학회) 중 2개(언론정보학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음)의 회장을 맡는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교수로 손꼽히게 됐다. 내년 10월부터 1년 임기의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된 권 차기 회장을 15일 오후 5시 전주리베라호텔에서 만났다.

 -압도적 지지를 받아 당선됐습니다. 축하드립니다.

 ▲1천200여 회원들의 격려와 사랑이 넘쳐 솔직히 행복한 선거 운동을 했습니다. 서울과 지방의 교수들이 많이 도와줘 헛살지 않았구나 하는 행복감이 넘칩니다. 이날 취임한 33대 회장 한균태(50)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의 바통을 이어 내년 10월부터 중책을 맡게 됩니다.

 -지방대 교수로는 첫 당선이라지요?

 ▲그렇습니다. 회원 중에는 서울과 지방이 약 5대 5 정도이지만 그동안 지방대 출신은 회장 당선이 전혀 없었습니다. 마치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방면에서 중앙집권적인 현실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주변에서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차단해 달라고 회장 출마를 권유해왔습니다. 50년 역사의 새 장을 연 만큼 회원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지역의 목소리를 많이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 해 수 십 차례의 세미나를 학회 차원에서 개최하는 데, 이도 서울과 지방으로 안배하겠습니다.

 -학회는 어떤 역할을 합니까.

 ▲한국언론학회는 국내 1천여 명에 달하는 언론학자들과, 현업언론인들의 공동체로서 지난 1959년에 창립된 바 있습니다. 그동안 학회는 학술교류와 산학협력, 우리 사회의 언론문화 발전에 구심체 역할을 해왔습니다. 우리 나라의 언론학은 불과 30여 년의 짧은 역사가 있으나 사회과학의 중심 분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습니다. 이 과정에서 학회의 역할이 적잖았지요.

 -초코파이의 ‘정(情)’과 같은 학회를 주창하셨지요.

 ▲오랫동안 간직했던 언론학회에 대한 세 가지 마음과 여섯 가지 공약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솔직히 회원들은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해왔습니다. 오직 회원으로서 대접을 받는 것은 선거가 있는 가을철 학회 때뿐이고, 내는 회비만큼의 보상도 받지 못한다는 푸념이 적잖았습니다. 회원 모두가 조촐한 학술토론을 통하여 진지하게 고민하고, 소주잔을 기울이며 인생을 논하는 학회를 만들고자 합니다. 그래서 회원 모두가 학회에서 초코파이의 ‘정(情)’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6대 공약이 궁금합니다.

 ▲비전인 신진학자 연구지원 공모제 도입, 원로교수 연구활동 지원 보조, 지역성 연구공모제와 쿼터제 실시, 가칭 ‘미디어 제작 및 기술연구’ 학술지 창간, 학회 연구윤리 가이드 마련, 미디어 교육법 제정 추진 등입니다. 비전임 신진학자들이 순수 연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서 일년에 최소 10과제 정도를 선정해서 실천할 작정입니다. 오늘날 언론학회는 원로 교수님들의 도움으로 가능했음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따라서 원로 교수님들이 지혜와 학문적 성취를 후학들이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미디어 교육법 추진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지요.

 ▲전국 대학에서 한 해 쏟아지는 신방과 출신은 족히 2천∼3천명에 달합니다. 이들 모두를 언론계에서 소화해 낼 수 없어요. 약 10∼20%의 졸업생만이 언론계 등에 일하게 됩니다. 신문을 통한 교육(NIE) 등 미디어 교육을 활성화하고 미디어 교육교사를 육성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자는 것입니다. 미국의 일부 사례가 있는 만큼 신방과 출신에 교사 자격증을 줘 취업의 숨통도 트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험난한 길이지만 의원입법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해볼 작정입니다.

 -지역성 연구공모제, 서울의 견제는 없을까요?

 ▲없을 수 없겠지요. 하지만 학회 안에는 서울과 지역 사이, 지역과 지역 사이 편차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회원들의 상당수를 차지하면서도 소외 받는 지역학자들을 대상으로 ‘지역성’ 연구공모제를 하겠습니다. 이 성과를 모아서 지역별 순회토론회와 책으로 출간하고자 합니다. 또한 언론학회 집행부에 지역학자 쿼터제를 도입하여 의사결정구조의 지역분권화를 추진하고자 합니다.

 연구와 논문 관련 윤리지침이 마련되지 않아서 회원 스스로 윤리적 문제를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연구윤리 가이드를 통해서 혹시라도 회원들이 예상치 못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학회의 양극화 해소와 무관치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사회의 문제가 되고 있는 양극화가 학회에도 존재합니다. 서울과 지방, 전임과 비전임, 원로와 신진, 잘 나가는 전공과 소외된 전공 등이 그것입니다. 1년의 회장 임기가 짧겠지만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피력한 만큼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학회 집행부에도 서울과 지방 출신을 5대 5 정도로 안배하여 지역의 몫이 차별받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각종 위원 추천에서도 서울과 지역을 구별하지 않고 능력 위주로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지역 언론의 방향성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십시오.

 ▲어려운 과제입니다. 얼마전 한 세미나에서 지역언론의 문제에 대해 ‘시장의 실패’를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진출은 있는데 퇴출이 없는 시장, 그래서 점차 시장진입의 기준을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닌지 생각합니다. 

  <권혁남 차기 회장은>

 고려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신문방송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미국 인디애나, 플로리다 주립대 방문교수를 역임했으며, 지난 9월1일에는 문광부의 언론중재위원으로 위촉된 바 있다. 이밖에 호남언론학회장 등을 맡는 등 언론학 분야에서 두드러진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런 왕성한 활동이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동인 중의 하나라는 후문이다.

 현재 맡고 있는 직함만 전북도 선거방송 토론위원회 위원장, 전북민언련 공동대표, 전북부패방지시민센터 공동대표 등 다수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언론과 선거보도’가 있는데, 이는 97년 문화체육부 우수학술도서 선정되기도 했다. 또 ‘언론사의 인적구성과 직업환경’, ‘대중매체와 사회’(공저) 외 다수가 있다. 회원들의 화목과 사랑을 이끌어 내는 ‘따뜻한 회장’, 회원들의 열망과 희망을 실천하는 ‘수레바퀴 회장’을 주창한 게 이번 당선으로 이어졌다는 말이 나올 만큼 인간적이고 실천력 강하다는 평을 받는다는 후문이다.

<주요 경력> 

 89-현재, 전북대 신방과 조교수, 부교수, 교수

 91-98, 전북지역정보화협의회 운영위원

 94-95, 미국 인디애나대 방문교수

 96-98, 한국언론학회 23대, 24대 집행부 집행이사

 98-2000, 전북대 특성화 영상산업사업단장

 99-2000, 호남언론학회 회장

 2002-2004, 한국언론학회 정치커뮤니케이션연구회 회장

 2002-2003, 한국방송학회 편집이사

 2003-2004, 한국언론정보학회 회장

 2003-2005, 방송균형발전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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