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의 바다와 미개척의 바다
경쟁의 바다와 미개척의 바다
  • 한성천
  • 승인 2006.10.1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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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루오션(blue ocean)’과 ‘레드오션(red ocean)’.

 프랑스 인사이드 경영대학원 김위찬 교수와 르네 마보안 교수가 공동으로 저술한 ‘블루오션 전략(blue ocean strategy)’을 통해 국내에 소개된 말이다. 레드오션은 붉은 피를 흘리며 싸우는 경쟁시장을 의미한다. 반대로 블루오션은 경쟁이 없는 새로운 시장, 즉 푸른 바다와 같은 시장을 뜻한다. 상반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용어가 국내에서 초기에는 기업의 방향이나 경제 상황을 살필 때 부르는 용어로 활용됐다. 지금은 이 용어가 사회 전분야에 걸쳐 널리 인용되고 있다. 한국의 교육사회에 던지는 메시지 또한 크다.

 우리 교육현장은 의무교육과정(초·중학교)과 고등교육과정(고·대학교)으로 구별된다. 유아단계의 인간은 미완성 인격체다. 그러나 심신수양과 지식배양 등 16년 이상 교육과정을 통해 완성된 인격체로 계발, 사회구성원으로의 능력과 적응력을 갖추게 된다.

 이상론적으로 볼 때 학교생활만큼은 푸른바다를 서핑하며 무한한 창의력과 사고력을 기르는데 정진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하지만 우리네 교육현실은 어떠한가. 정반대다. 처절하리 만치 냉혹하다. 친구의 성적하락이 곧 자신이 목표로 하는 대학입학이란 영광으로 연결된다. 이것이 지금 한국사회의 한 단면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교육현장은 레드오션이다. 그것도 피비릿내 나는 검붉은 레드오션이다. 청소년들은 학교는 물론 ‘행복충전소’라는 가정에서조차 레드오션에서의 생존을 위해 학원가를 맴돌다 밤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집문을 열고 들어선다.

 여기서 우리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에 직면하게 있다. 전북청소년들을 한국 시민으로 안주시킬 것인가, 아니면 글로벌 시민으로 살 수 있도록 기회를 줄 것인가다.

 세계사회는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국경이 무너지고 있다. 민족국가 역시 붕괴되고 있다. 수 많은 외국근로자들이 우리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한국사람들도 매일같이 세계 곳곳으로 나가고 있다. 하나된 글로벌 시민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전북청소년들도 글로벌 시민으로서의 자질함양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다행스럽게 민선4기에 접어든 전라북도가 ‘글로벌인재양성사업’을 내놓고 적극 추진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자치시대에 맞춰 전북청소년을 지구촌 시민으로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도가 앞장서 글로벌인재로 양성하겠다는 각오다.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조례제정을 앞두고 일부 도의원의 반발로 추진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어떤 결정을 앞두고 시각차가 드러나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다. 글로벌인재양성사업을 두고 어떤 사람은 시대적으로 필요한 사업이라며 적극 지지를 표명한다. 반면 내실을 주장하며 글로벌인재육성 보다는 내적 교육인프라 구축을 우선순위로 꼽는 사람도 있다. 예상 가능한 일이다. 건전한 비판과 경쟁은 미래사회를 위해선 권장사항이다. 하지만 비판을 위한 비판은 이제 배격해야 한다. 내분으로 주체성을 상실해온 전북으로서는 더욱 그렇다.

 대체적으로 도내에서는 글로벌인재육성이 필요하다는 총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이제 ‘운영의 묘’와 ‘효율성 제고’에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무한한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는 전북청소년들을 좁은 한국 레드오션에서 허우적이게 하기 보다는 이제 글로벌 블루오션에 풀어놓아 보자.

 21세기는 창조의 힘이 절대 경쟁력을 발휘하는 시대다. 우리 청소년들이 푸른 바다에서 맘껏 창의력을 발산할 수 있는 블루오션…. 청소년들이 자신만의 블루오션을 찾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문화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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