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의 結者解之
전주시의 結者解之
  • 이보원
  • 승인 2006.10.19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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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뷰(view)의 우리말 뜻은 전망, 경치다. 이 말에는 탁트인 시야 등 아름다움이 내포돼 있다. 이 단어를 연상하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이다.

 그런데 요즘 뷰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상쾌함보다 불쾌함이 앞선다.

 SK건설이 전주시 태평동에 분양할 예정인 SK뷰 아파트 때문이다.

 SK뷰의 분양예정가가 공개되면서 시중 여론은 마치 벌집을 쑤셔놓은 듯 들 끓고 있다.

 평당 최고 분양가 958만원. 여기가 전주가 맞느냐는 어리둥절한 표정에서부터 어떻게 전주시민들을 깔봐도 이렇게 깔볼 수 있느냐는 반응들이 주류다. 물론 어차피 저가로 분양해 봤자 프리미엄 붙어서 올라갈텐데 시장원리에 맡겨야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 전주지역 아파트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데는 사실 전주시에 책임이 있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지난달 매각된 전주하가지구 공동주택단지를 보자.

하가지구 택지개발사업 사업을 10여년간 미적미적 끌어오던 전주시는 들자니 무겁고 놓자니 여론의 몰매가 무서운 나머지 이사업을 토개공에 맡겼다.

 그러면서 공동주택단지 매각은 최고가 경쟁입찰방식을 택했다. 결과는 어떻게 됐나. 지역아파트 공급시장이 외지대형건설업체들의 독무대로 전락한 현실을 참지 못한 지역업체가 버거운 출혈을 감수하면서 이 택지를 손에 넣었다.

 이 업체가 써낸 응찰가격은 2위 업체들과는 무려 100억원가량의 격차가 났다고 한다.

 환지방식으로 사업비 한푼 안들이고 하가지구를 개발하면서 조성원가에 적정이윤을 플러스한 추첨방식이 아닌 최고가 경쟁입찰 방식을 선택해 아파트 분양가 상승을 부추겼다.

 전주시의 땅장사 노름으로 지역의 주택시장을 조금이라도 지켜내려는 지역의 건실한 건설업체가 골병들고 무주택자 서민들의 내집마련 꿈이 무참하게 짓밟힌 것이나 진배없다.

 최근 2∼3년새 전주지역 아파트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것은 사실 전주시의 서부신시가지 택지 공급에서 촉발됐다. 전주시는 추첨방식 대신 최고가 경쟁입찰방식을 통해 땅장사를 했다.

 높은 가격에 택지를 사들인 중앙의 일부 대기업을 비싼 땅값을 핑계로 평당 700∼800만원대에 아파트를 팔아치웠다. 아파트 사업을 통해 천문학적인 지역자금을 훑어갔다.

 서부신시가지에 공급된 아파트 분양가가 치솟으며 이미 분양됐던 주변지역 아파트에는 수천만원씩의 프리미엄이 나붙었고 다락까지 올라가 버린 아파트 분양가는 되돌릴 수 없게 됐다.

이러고도 지역경제를 살리자고 전주시가 부르짖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언어도단이다.

시민들의 금고가 텅텅볐는데 무슨돈으로 지역경제를 살리고 회생시키겠다는 말인가.

이번 SK뷰 아파트의 분양가 결정은 전주시 주택행정의 중대한 시험대다.

전주시와 SK건설측의 SK뷰 분양가 조정이 이뤄지지 못해 SK뷰 모델하우스 오픈이 20일에서 27일로 늦춰졌다.

SK건설측은 “분양가를 평당 5∼10만원 정도 하향조정하겠다”는 의사이고 전주시는 “안된다. 최소 50만원 정도는 인하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며 분양승인을 내주지 않고 있다는 소식이다.

 전주시는 SK뷰의 분양가를 낮춰야 한다. 낮춰도 한참 낮춰야 한다. ‘솥뚜껑으로 자라잡자’는 식의 막무가내가 아니다. 본보가 이미 보도했지만 SK 뷰의 분양가에는 거품이 너무 들어 있다. 분양가 인하 여지는 충분하다는 것이 부동산 및 건설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송하진 전주시장님과 전주시의 주택행정 실무책임자님들은 명심해야 한다.

SK뷰의 분양가가 어떻게 결말날지를 시민들이 두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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