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와 사색, 그리고 실천
독서와 사색, 그리고 실천
  • 임형호
  • 승인 2006.10.29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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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팔자를 바꾸는 방법에는 세가지가 있다고 한다. 선현(先賢)들은 이 세가지 길로 ‘독서’와 ‘명상’, 그리고 ‘적선(積善)’을 꼽고 있다.

 독서는 고요한 가운데 이뤄진다. 일단 내 생각을 끊고 저자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독서다.

 통상 사람들은 듣기보다는 말하기를 즐긴다. 그러나 독서는 저자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는 작업이다. 그래서 독서를 하다보면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이게 되고, 나아가 생각할 꺼리를 갖게 마련이다.

 반면 독서는 독서로 그쳐서는 오히려 해악이 될 수도 있다. 책은 양서(良書)만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책을 읽은 후 만드시 사색(思索)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굳이 부정적인 내용을 걸러내기 위해서도 그렇지만, 책을 읽은 다음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도 사색은 필수다.

 이 외에도 책은 나름대로의 권위를 갖는다. 독자는 이 권위에 짓눌려 그저 받아들이기 일쑤다.

 특히, 어린 학생들의 경우 그런 우를 범할 소지가 크다. 그래서 부모가 자녀와 함께 같은 책을 읽고 토론하는 일은 꼭 필요하다.

 사색은 곧 명상과 궤를 같이 한다. 그래서 선현들은 독서와 명상을 동일 선상의 과정으로 말해왔다.

 책 읽고 사색 과정을 거쳐 내 생각이 바뀐다고 마무리되는 것은 아니다. 이는 단지 시작일 뿐이다. 마지막 과정은 바로 실천이다.

 아무리 많이 알고 있고 훌륭한 사상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실천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이는 죽은 지식이다. 생명이 없는 지식은 오히려 다른 이를 힘들게 하거나 심지어 다치게까지도 하는 흉기(凶器)로 쓰일 수도 있다.

 내 생각과 다르다며, 또는 내 생각이 옳다며 타인의 생각을 바꾸려고 안달하는 지식인들도 적지 않게 우리는 본다.

 실천의 핵심은 바로 선행(善行)이라고 예로부터 말해지고 있다. 선행을 계속해서 되풀이하는 일이 곧 적선(積善)이다.

 그래서 선인들은 독서와 명상을 거쳐 적선을 거듭하다보면 사람의 운명이 바뀐다고 말하고 있다.

 적선을 위해서는 재물이 필요하다며 실천에 옮기기를 짐짓 망설이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돈 들이지 않고 하는 적선도 있다. 이를 무재칠시(無財七施)라고 한다.

 그 첫째가 안시(眼施)다. 따뜻한 눈, 인자한 눈을 가지고 사람을 대하라는 것이다.

 둘째는 화안시(和顔施). 봄 바람 처럼 부드럽고 인자한 얼굴로 사람을 대하라는 것.

 셋째는 언사시(言辭施). 남을 대할 때 따뜻한 언어로 대하라는 것이다.

 몸가짐과 차림을 바르게 하고 사람을 대하는 신시(身施)에 이어 성실한 마음으로 대하라는 심시(心施)가 그 뒤를 잇고 있다.

 나머지로는 남에게 더 좋은 자리를 양보하여 그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하라는 상좌시(床座施),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하게 쉴 수있는 공간을 제공해 주라는 방사시(房舍施) 등이 있다.

 자신의 처지가 암울하다고 비관하는 이들은 올 가을 독서와 명상, 그리고 적선을 통해 희망찬 운명으로 바꿔나가길 기대해본다.

<지방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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